[메트로신문 윤정원기자] 총수가 사법처리를 당해 형사처벌중이거나 재판중인 재벌그룹들의 주가상승률이 다른 재벌그룹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거래소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말과 2014년 말 상장계열사들의 주가수준을 비교한 결과 △한진그룹(36.3%) △SK그룹(33.3%) △한화그룹(31.1%) △GS그룹(21.8%) △CJ그룹(21.2%) 등의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이 중 SK그룹과 한화그룹은 총수들이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대상으로 언론에서 거론되는 계열사다. CJ그룹은 총수가 현재 재판중에 있다. 이들 그룹은 최근 3년간 주가상승률이 다른 그룹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나 경제활성화를 위해 해당 재벌총수들을 사면해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SK그룹의 상장사인 에스케이아이리버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주가상승률은 각각 235.3%, 117.5%를 기록했다. SK그룹의 주력사업인 에스케이아이리버는 기술력을 확보하며 여전히 견고한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SK그룹은 C&C와의 합병으로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확보한 상태다. 부채비율도 작년 198%에서 현재 46%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총수 부재의 여파는 눈에 띄지 않는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최태원 SK 회장의 옥중 경영"이라며 "한국 재벌에겐 감옥도 무용지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의 상장사인 한화갤러리어타임월드 주가 역시 309.7%에 이르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게다가 한화갤러리아는 지난달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에도 선정돼 오는 12월 63빌딩 시내 면세점을 오픈할 예정에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보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박 의원은 "국민화합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특정 재벌그룹들의 총수를 특별사면해야 한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사법불신만 더욱 심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경제활성화를 핑계로 재벌들의 민원을 들어줄 게 아니다. 롯데그룹의 경영권분쟁에서 드러난 것처럼 재벌총수들의 전근대적 황제경영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대선공약대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더욱더 강하게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