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가요제' 방송에선 볼 수 없는 해프닝 ① 유느님은 역시 유느님
[메트로신문 하희철기자]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방송에선 볼 수 없는 해프닝 첫 번째.
13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 점프대에서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가 열렸다. 이날 가요제는 방송 녹화라는 전제를 세우고 진행됐다. 이에 공연 진행은 카메라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무대 왼쪽에 마련된 진행석에서 유재석은 공연장을 찾은 3만 명의 관중 앞에서 이를 인식시키기 위해 "녹화를 중점으로 공연이 진행되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거듭 주지시켰다. 카메라는 멤버들 각자를 촬영하는 6대와 지미집, 드론 등을 포함하면 약 10대 가까이 준비돼있었다.
3번째 무대인 으뜨거따시의 공연이 끝나자 아니나다를까 카메라 한 대가 작동 이상을 일으켰다. 이따금씩 쏟아졌던 빗줄기가 원인인 것으로 보였다. 결국 유재석은 카메라가 복구될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했다. 이를 말하는 유재석의 표정은 웃고 있었지만 당황스러움도 묻어났다. 아무리 국민MC고 방송 경력이 20년이 넘어도 3만여 관중 앞에서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없기 마련이다.
그러나 유느님은 달랐다. 관객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뭘 할까요?" 그의 물음에 한 관객이 춤을 보여달라고 했다. 그러자 유재석은 "좋습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제가 췄던 춤을 종합해서 보여드릴게요. 카메라가 고장난 김에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됐네요"라고 말했다.
이어 유재석은 전매특허인 '메뚜기춤'을 비롯해 '좋아'춤, 가요제에서 췄던 춤 등을 메들리로 선보였다. 유재석은 "6번 카메라가 돌아가는 그날까지 춤을 추겠습니다"라며 분위기가 식지 않도록 애를 썼다. 무대 반대편에 있던 관객을 위해 그쪽에서 한 번 더 추는 것도 있지 않았다. 관객들은 가요제 본무대 못지 않게 유재석에 집중했다.
춤을 춘 뒤 유재석은 "혼자서 이 많은 춤을 추면서 조금도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이런 추억을 선사해줘서 고맙습니다"라며 오히려 관객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춤 메들리를 2번이나 했음에도 카메라가 복구되지 않았다. 유재석을 구한 것은 박명수였다. 유재석이 혼자 무대에서 춤을 추자 뒤에서 준비하던 중에 무대 위로 올라 유재석과 함께 춤을 췄다. 유재석은 망설이지 않고 웃음 사냥꾼 박명수를 이용했다. 박명수도 흔쾌히 무대에 올랐다. 유재석은 박명수에게 2행시를 부탁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날 것 그대로의 무대였다. 박명수는 "혹시 웃기지 못하더라도 다른 데 가서 말하지 말아 주세요. 웃음사냥꾼 이미지가 끝장 납니다"라며 그 자체로 웃음을 선사했다.
두 사람은 그다지 특별한 걸 하지 않았다. 단지 '평창'을 주제로 2행시를 했다. 2행시 만으로 3만여 관객을 집중시켰고 오히려 분위기를 더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관객들은 그들의 이름을 불렀고 거기에 맞춰 두 사람은 다시 EDM 춤을 췄다.
다행히 그 춤이 끝나는 타이밍에 맞춰 6번 카메라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됐다. 우연이지만 그 카메라는 박명수 전담 카메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