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가요제' 방송에선 볼 수 없는 해프닝 ③ 쓰레기 투기와 관객 문화
[메트로신문 하희철기자]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방송에선 볼 수 없는 해프닝 세 번째.
13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 점프대에서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가 열렸다. 이날 관객은 스탠딩 약 2만 명, 객석 약 1만 명이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관객은 무려 3일 전부터 텐트를 치고 줄을 서 있었다. 이들은 스탠딩석 가장 앞자리를 차지했다. 이들 외에도 하루, 이틀 전부터 줄을 선 관객도 예사였다.
무한도전 가요제를 위해 홍보 부스에서는 음료수와 간식을 선사했다. 매점에도 라면을 비롯한 다양한 먹거리를 팔았다. 이는 곧 쓰레기 투기로 이어졌다. 더군다나 공연 사이사이 내린 비로 일회용 우비와 우산도 쓰레기로 전락했다. 마치 이곳을 찾은 기념으로 흔적을 남기듯이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공연이 끝난 뒤 SNS는 '무한도전 가요제'의 황홀한 무대보다 무대가 끝난 뒤 공연장의 현장 모습에 대한 소회로 뒤덮였다. 대부분은 비난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공연장의 모습은 누가 봐도 쓰레기 투기의 현장과 같았다.
일부에서는 현장에 쓰레기통을 구비하지 않은 제작진의 잘못이라고 했다. 그러나 공연장 밖에는 작지만 쓰레기통이 분명히 있었다. 물론 3만여 관객이 버리는 쓰레기를 모두 수용할 수는 없는 크기였으나 적어도 그 근처에 모아놓을 수는 있었다.
관객에서 실망스러운 점은 쓰레기 뿐만이 아니다. 성숙한 관람 문화에 대한 인식도 부족했다. 공연 마지막인 오대천왕의 순서가 끝나자 일부(라기엔 조금 많은)관객들은 곧장 자리를 떴다. 오대천왕의 인터뷰와 피날레를 보지도 않고 말이다. 마치 영화관에서 영화가 끝난 뒤 크레딧이 올라오자마자 문을 열고 나가는 모습과 같았다. 유재석을 비롯한 멤버들과 가요제 참가 가수들은 자리를 떠나는 관객들의 행렬을 보면서 끝인사를 건네야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관객들도 있었다. 특히 3일전부터 자리를 찾은 열성 관객들은 피날레가 끝난 뒤에도 무대에 남아 추가 촬영을 하는 멤버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그에 힘입어 멤버들은 본공연 때와 다름 없는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하지만 무대가 채 끝나기도 전에 나선 관객들의 행렬로 인해 공연장 밖은 아비규환이었다. 공연장 안 못지 않게 쓰레기들이 넘쳤고 경찰과 방송측 진행요원들이 세워놓은 가드레일이 무너지기도 했다. 화장실이 가득 차자 어둠을 틈 타 야외에서 볼일을 해결하는 관객도 있었다.
경찰과 진행요원이 이들을 통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번 일에 있어 그들을 욕할 수는 없다. 3만 관객 앞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