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시공한 모로코 조르프라스파 석탄화력발전소 모습. /뉴시스
[부동산레이더]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수주 '텃밭' 중동 수주액은 감소
기술격차도 갈수록 축소..."기술우위 분야 전폭지원 필요"
[메트로신문 김형석기자]중국건설사가 최근 해외 건설 수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평가를 절하하면서 우리업체보다 가격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됐다. 이에 국내업체의 해외수주 지원을 위한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달러·위안화 기준환율을 4.66%까지 낮췄다. 위안화가 평가절하(달러 대비 가치 하락)되면 중국 건설사들은 그만큼 해외수주 경쟁 경쟁력이 향상된다.
십여년간 중국 건설사들은 해외시장에서 급격하게 성장했다.
미국 건설 전문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지난해 8월 발표한 국가별 해외건설시장 매출액 순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13년 790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세계 점유율 14.5%로 스페인(14.7%)에 이어 2위다. 이 기간 우리나라는 7.8%(424억 달러)에 그쳐 6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지난 2002년 해외매출 점유율 6.1%(7위)에서 11년 만에 점유율을 8.4%가량 끌어올린 반면 우리나라는 5% 올리는데 그쳤다.
최근에도 중국의 해외수주 증가세는 고공행진 중이다.
해외건설협회(이하 해건협)이 지난 6월 발표한 '글로벌 건설시장 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09년 해외에서 759억 달러를 수주한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9.3%의 신장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 수주액도 56억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29.6%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국내건설사의 연평균 해외수주액 상승률은 6.8%에 그쳤다. 올해는 18일 현재 307조659만 달러의 수주고를 보이며 지난해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주요지역별 순위에서도 우리나라 업체는 중국에 고전하고 있다.
2013년 ENR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중동 외 지역에서 중국보다 점유율이 낮았다.
이 기간 중국은 아시아(17.3%), 아프리카(48.7%)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중남미에서는 10.5%의 점유율을 기록해 4위를 차지했다. 이 지역에서 우리나라는 3.7%를 차지하며 7위에 그쳤다.
특히 중국은 지난 2002년부터 5년간 아프리카에 440억 달러 규모의 원조자금을 지원한 후 최근 10년 사이 이 지역에서 수주액이 270배 증가했다.
유일하게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높은 중동지역도 중국과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동에서 25.8%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지만 전년보다는 3.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중국(16.4%)은 2012년보다 6.2%포인트 상승하며 2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중동 발주가 줄면서 우리나라의 수주액도 감소하고 있다. 18일 현재 우리나라의 중동 건설 수주액은 101억823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내건설사 관계자는 "현재도 막강한 자금력과 값싼 인건비를 활용해 중국 건설사들이 해외 입찰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안화 가치까지 하락하면 중국과 경쟁하기가 힘겨울 것"이라며 "막강한 자금력과 위안화 절하에 따른 가격 경쟁력까지 더해 국내업체가 해외에서 설곳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신삼섭 해건협 실장은 "최근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업체의 가격경쟁력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기술경쟁력 면에서도 중국업체와의 간격이 좁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유플랜트, 가스처리, 해양플랜트 등 현재 우리가 기술우위에 있는 분야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밖에도 진출지역 다변화와 정책금융지원센터를 활용한 금융지원, 수주지원 외교활동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