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주간 해프닝] 야구장에 울려퍼진 생일 축하곡·'신의 손' 오심 심판과 재회·태풍·희귀병 딛고 인간 승리
◆야구장에 울려퍼진 생일 축하곡
야구장에 응원곡이 아닌 생일 축하곡이 울려 퍼지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그 주인공은 '국민타자' 이승엽(39)이다.
오른 허벅지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지난 8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던 이승엽은 1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1군에 복귀했다. 이날 이승엽은 2회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지만 4회 우전안타를 쳐내 베이스를 밟았다. 이어 후속타자 박한이의 안타 때 3루까지 진출했다.
이승엽이 3루에 도착하자 원정 응원석에서 갑자기 생일 축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이날은 이승엽의 39번째 생일이었다. 이승엽은 "정말 가슴이 찡했다"며 "예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이제 정말 관중 문화가 성숙한 것 같다. 팬들께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셔서 가슴이 찡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재걸 (3루 베이스)코치님께서 '손 한 번 흔들어라'라고 말씀하셨는데 때를 놓쳤다. 뒤늦게나마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팬들의 생일 축하 노래에 힘을 얻은 이승엽은 이날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 '신의 손' 오심 심판과 재회
'축구 신동' 디에고 마라도나(55·아르헨티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오심 논란을 빚었던 심판과 다시 만났다.
마라도나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준준결승 주심을 맡았던 알리 벤 나세르(튀니지)와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마라도나는 "이번 주 튀니지를 방문해 벤 나세르와 다시 만났다"고 소개한 마라도나는 "나는 그에게 아르헨티나 대표팀 셔츠를 선물했고 그는 답례로 당시 경기의 사진을 줬다"고 밝혔다. 또한 벤 나세르를 가리켜 "알리는 나의 영원한 친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당시 경기에서 마라도나는 헤딩슛으로 첫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머리가 아닌 손으로 넣은 것이었다. 주심이던 벤 나세르는 잉글랜드 선수들의 항의에도 마라도나의 득점을 그대로 인정했다.
마라도나는 4분 뒤에 다시 한 골을 넣었고 아르헨티나는 후반 36분에 게리 리네커가 한 골을 만회한 잉글랜드를 따돌리고 4강에 진출했다.
마라도나는 경기 후 논란이 된 첫 번째 골에 대해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했다"고 말해 득점 과정에서의 반칙을 사실상 시인했다.
◆ 태풍·희귀병 딛고 인간 승리
새로운 '인간승리'의 아이콘이 탄생했다.
17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에서 끝난 제97회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제이슨 데이(27·호주)가 그 주인공이다.
데이는 세계 랭킹 5위에 올라 있는 '톱 랭커'지만 최근 골프 경기력 외적으로 뉴스에 자주 등장했다. 역경을 딛고 우승을 차지하기까지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데이는 2013년 11월에는 태풍 하이옌에 필리핀에 살던 친척 8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아픔을 겪었다. 아일랜드계 호주인인 아버지와 필리핀 출신 어머니를 둔 데이는 필리핀에 친척이 여러 명 살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필리핀을 강타한 초강력 태풍 하이옌 때문에 외할머니와 외삼촌, 사촌 등 가까운 친척 8명이 사망했다.
올해 6월 US오픈에서는 2라운드 경기 도중 현기증으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는 일도 있었다. 2010년부터 '양성발작성 두위현훈증'이라는 병을 앓는 그는 몸이 보내는 위치 신호를 뇌가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앞이 캄캄해지고 어지러운 느낌이 종종 든다고 한다. 12살 때는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자랐다.
데이는 온갖 어려움과 슬픔, 아픔을 딛고 기어코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골프계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