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토건이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광교 중흥S-클래스' 견본주택에서 방문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중흥토건 제공
분양시장, 청약경쟁률 '최고'VS.미분양 '증가'…위험한 줄타기
7월 청약경쟁률, 금융위기 이후 '최고'…8월에도 호조 지속
5~6월 미분양 물량 두 달 연속 증가…9월 이후 대형사 공급 늘릴 듯
[메트로신문 김형석기자]부동산 청약 경쟁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에 분양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우려된다.
2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금융결제원의 청약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에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총 4만758가구)의 1순위 청약접수자는 67만5838명에 달했다. 월간 청약경쟁률은 평균 17.19대 1을 기록했다.
청약경쟁률은 전월에 16.99대 1로 종전 최고치(2009년 9월 11.99대 1)를 넘어선 이후 한 달 만에 또다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달에도 청약경쟁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 19일 현재 이달 청약경쟁률은 18.95대 1이다.
앞서 지난 20일 청약을 접수한 대우건설의 '안산 메트로타운 푸르지오 힐스테이트'는 1512가구 공급에 총 3444건이 접수돼 평균 2.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이날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평택'은 평균 4.01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같은날 기관추천·다자녀가구·신혼부부·노부모부양자 등 특별공급 대상자 청약을 진행한 중흥토건의 '광교 중흥S-클래스'도 평균 3.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시장 호조세로 건설사들은 다음달에도 대거 분양물량을 쏟아낼 계획이다. 전국에서 약 4만6000가구(총 가구 기준, 임대 제외)의 분양 물량이 공급된다.
서울에서는 청약률이 높은 강남권 재건축단지와 강북권 재개발단지에서 각각 3곳이 분양될 예정이다.
이어 다음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인기가 높은 대형건설사의 메이저 아파트 분양이 이어진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 가을(9~11월)에 수도권에서 분양되는 래미안, 자이, 푸르지오 등 10대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 물량은 44곳으로 총 3만3167가구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3.6%나 늘어난 규모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수도권에서는 안양, 평택, 화성 등에서 신규분양이 이어질 예정이고 지방에서는 강원, 경남, 세종, 충남 등에서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며 "휴가철 비수기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청약경쟁률이 가을 분양시장에서 정점을 찍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양물량 증가에 따른 미분양 아파트 증가도 우려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4086가구로 전월 보다 20% 이상 급증했다. 이는 두 달 연속으로 미분양 주택이 증가한 것이라는 게 국토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경기도는 미분양 물량이 1만2927가구로 전달보타 2500여가구가 늘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높은 청약경쟁률로 1순위 마감행진을 이어가던 동탄2신도시가 최근 청약 미달 단지가 나오기도 했다.
동탄2신도시는 올해 상반기에 8084가구의 분양물량이 쏟아진 화성시에 속해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비수기인 7월과 8월에 이례적으로 분양시장 열풍이 지속되면서 청약열기도 높아지고 있지만 앞서 청약열기가 높았던 지역에서 물량 과다로 미분양이 생긴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