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석유화학 기술 수입 국가에서 수출국가로
폴리부텐 라이선스, 고성능 윤활유와 연료 첨가제 제조를 위한 핵심 원료
[메트로신문 김형석기자]대림산업이 국내 최초로 석유화학의 본고장인 미국에 석유화학 제조공정의 핵심기술을 수출하게 됐다. 이는 국내에 석유화학 기술이 도입된 지 40여년 만의 쾌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클리블랜드에 위치한 루브리졸 본사에서 루브리졸과(Lubrizol) 폴리부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계약식에는 이해욱 대림그룹 부회장과 김재율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대표이사, 제임스 햄브릭(James Hambrick) 루브리졸 회장과 댄 쉬츠(Dan Sheets) 사장 등 양사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루브리졸은 대림이 제공하는 라이선스로 휴스턴에 폴리부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 만들어진 고반응성 폴리부텐은 루브리졸이 생산하는 고성능 윤활유와 연료 첨가제 제조를 위한 핵심 원료로 사용된다.
대림은 루브리졸로부터 기술료 명목으로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받기로 했다.
대림이 수출한 폴리부텐 라이선스는 단일 공장에서 범용 폴리부텐과 범용보다 기능성이 향상된 고반응성 폴리부텐을 함께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대림이 10년 동안 연구해 지난 2010년 독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순수 자체 기술로 개발됐다.
앞서 이 기술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선정한 '광복 70주년 과학기술 대표성과 70선'에 포함됐다.
고반응성 폴리부텐은 윤활유와 연료첨가제 제조에 있어 환경 기준 충족과 제품 성능 향상에 필수적인 원료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대림이 개발한 기술은 세계 최초로 저가의 C4잔사유를 활용해 고반응성 폴리부텐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대림산업은 1993년 국내 최초로 범용 폴리부텐의 상업 생산에 성공한 이래 2010년 고반응성 폴리부텐 개발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여수에 있는 대림산업 폴리부텐 공장의 증설작업이 끝나는 오는 2016년 11월에는 생산능력과 판매기준으로 세계 1위의 폴리부텐 제조업체가 된다.
김재율 대림산업 대표이사는 "이번 라이선스 수출은 대림산업의 기술력을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결과" 라며 "미국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함으로써 세계 1위 폴리부텐 제조 회사로서의 지위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루브리졸은 워런 버핏이 경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현재 윤활유 첨가제 시장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