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윤정원기자] 남북 고위급 회담이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한이 잠수함 50여 척을 움직였다. 최전방 포병 전력도 2배로 증가했다. 군 당국은 이를 전형적인 화전양면 전술로 판단하고 최고 수준의 대비태세로 맞섰다.
북한은 지난 22일 오전부터 동·서해 잠수함 기지의 77척 중에서 50여 척의 잠수함을 대거 출항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 군은 서해와 동해에서 기동하는 북한의 잠수함 위치가 정확하게 식별되지 않자 정보자산을 대거 동원했다.
군 관계자는 23일 "북한 잠수함의 기지 이탈률이 6·25전쟁 이후 최대 수준"이라며 "이처럼 잠수함을 대거 기동시키고 위치마저 정확히 식별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은 북한의 잠수함의 소행으로 결론내려졌다. 당시 사건에 앞서 북한의 잠수함 동향을 놓친 일이 드러나면서 우리 군의 경계태세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우리 군으로서는 북한 잠수함 동향이 무척이나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북한은 이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에 있는 육상의 휴전선 일대에서는 갱도에서 밖으로 나와 명령만 내리면 즉각 사격할 수 있는 상태의 북한군 포병전력이 고위급 접촉 시작 전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북한은 앞서도 화전양면 전술을 수차례 벌여왔다. 지난해 10월 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최룡해·김양건 노동당 비서를 전격 파견한 후 그해 10월 말~11월 초 고위급 접촉 재개에 합의했다. 당시 남북 간 대화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그러나 북한은 곧바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교전, 비무장지대(DMZ) 인근 대북 전단 사격 등의 도발을 감행했다. 이로 인해 남북 고위급 접촉은 사실상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