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들이 1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명훈 예술감독의 사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손진영 기자 son@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들이 최근 사의를 밝힌 정명훈 예술감독에 대해 "마에스트로 정명훈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보낸다"며 사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서울시향 단원협의회는 1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명훈 예술감독의 사의에 대한 단원들의 입장을 표명했다.
단원협의회 측은 "서울시향 단원들은 현재 상황에서 서울시향을 더욱 더 발전시키고 서울시향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지휘자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이라고 믿고 있다"며 "지난 10년 동안 마에스트로와 서울시향 단원들은 놀랄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정명훈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서울시향의 발전을 위해서는 예술감독과 상임지휘자가 필요하다"며 "서울시향은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음악적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향이 재단법인으로 운영된 지난 10년 동안 부족하고 불합리했던 부분들을 재정비하고 더 나은 오케스트라로 도약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예술감독의 부재는 치명적인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단원협의회 측은 "서울시향과 마에스트로 정명훈에 대한 고의적, 악의적 비판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명훈 예술감독이 보여준 인권을 위한 노력에 대한 지지, 그리고 서울시의 안정적인 지원과 콘서트홀의 필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총 103명의 단원 중 60여명이 참석했다. 박무일 대표단원은 "단원 전원의 생각을 정리해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명훈 예술감독을 둘러싸고 불거진 윤리적 의혹과 논란에 대해서는 "음악을 하는 단원들이 생각을 밝힐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아무 결론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정명훈 예술감독은 서울시향이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지난 2005년 예술고문으로 영입됐다. 이듬해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맡아 서울시향을 아시아 정상급의 오케스트라로 발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박현정 전 대표의 직원 성희롱·폭언 논란 과정에서 정명훈 예술감독의 고액연봉 논란과 업무비 횡령 의혹이 불거져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달 28일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예술감독으로서의 부담에서 벗어나 음악에 집중하고 싶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당시 서울시향 측은 "내년에 예정된 공연은 지휘할 예정"이라며 "최종 결정은 서울시향 이사회와 서울시의회와 조율해 마무리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