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주간 해프닝] 볼트 덮친 카메라맨·홈런치고 베이스 돌다가 부상·신장이식수술 앞두고도 동메달
◆ 볼트 덮친 카메라맨
우사인 볼트(29·자메이카)가 남자 200m 우승을 차지한 후 세리머니를 펼치다 TV 카메라 기자가 모는 이륜 바이크와 충돌해 넘어지는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다.
볼트는8월 27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15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에서 19초55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세리머니를 펼치는 도중 볼트가 TV 카메라 기자와 넘어지는 위험천만한 장면이 나왔다.
볼트는 세리머니를 하면서 자메이카 국기를 목에 두르고 관중석 앞에 있는 카메라 기자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때 한 방송사 카메라 기자가 이륜 바이크(Segway)를 타고 이 장면을 영상에 담았다.
볼트의 뒤를 따라가던 이 카메라 기자는 균형을 잃고 넘어졌고, 이륜 바이크를 탄 채 볼트 뒤를 덮쳤다. 볼트는 뒤로 넘어졌다. 모두가 놀랐으나 볼트는 곧 일어서며 TV 카메라 기자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뛰어난 운동신경 덕분에 다행히 부상은 입지 않았다.
◆ 홈런치고 베이스 돌다가 부상
미국프로야구에서 가장 여유로워야 할 홈런 베이스 러닝 도중 타자 주자가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8월 26일 탬파베이 레이스의 포수 커트 카살리(27)는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홈 경기 도중 불의의 부상을 겪었다.
이날 9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한 카살리는 탬파베이가 6-10으로 끌려가던 5회말 구장 좌측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최종적으로 104m를 날아간 홈런이 되기는 했지만, 타격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커다란 타구는 아니었다는 점이 카살리로서는 불운이었다.
그는 1루로 전력 질주했고 이후 베이스를 도중 통증을 느꼈다. 결국 다리를 절기 시작했고 베이스를 돌아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진단 결과 카살리는 왼쪽 허벅지 뒤쪽(햄스트링)을 다친 것으로 나타나 탬파베이는 그를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카살리는 "찢어진 것은 아니다"며 "홈런이 되기는 했어도 처음엔 몰랐다. 2루타 정도를 예상하고 급하게 뛰었는데 1루에 도착할 때쯤 갑자기 찌르는 듯한 느낌이 왔다"고 설명했다.
카살리는 부상으로 귀결된 홈런을 포함해 올 시즌 홈런 10개를 쳤는데 그 중 9개가 후반기에 나왔을 정도로 최근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팀 내 입지를 굳혀가고 있었다.
◆ 신장이식수술 앞두고도 동메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신장 기능이 20%도 남지 않은 상태로 메달을 획득한 인간 승리 드라마가 펼쳐졌다. 그 주인공은 아리에스 메리트(30·미국)다. 그의 신장 기능은 20%도 남지 않은 상태였다.
8월 28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15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10m허들 결승에서 메리트는 13초04에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110m허들 금메달리스트이자 이 종목 세계기록(12초80) 보유자인 메리트의 명성을 생각하면 3위는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몸상태를 살펴보면 기적과 같은 결과다.
미국 NBC스포츠는 "메리트는 2일 신장 이식 수술을 받는다"며 메리트의 사연을 전했다.
메리트는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나서고자 수술 날짜를 9월로 미뤘다. 의사는 "대회에 출전해도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고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말렸다.
하지만 메리트는 "뛸 수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대회 출전을 감행했다. 그는 남자 110m허들 예선을 통과한 뒤 "다음 라운드에 뛸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고, 준결승이 끝난 후에도 "이젠 정말 못 뛰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력을 발휘해 결국 동메달을 따낸 것이다.
2012년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세계기록까지 세운 메리트는 이듬해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6위에 그쳤다. 허벅지 부상이 있긴 했지만, 평소보다 회복이 더디고 피로가 쌓이는 증상에 메리트는 "내 몸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대회를 마친 메리트는 정밀검진을 받았고 '희귀성 유전자 결함으로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의사는 현역으로 뛸 수 없을 것이라며 신장 이식 수술을 권했다. 이에 여동생인 라토야 허바드가 신장을 기증하기로 했따. 하지만 메리트는 "2015년 베이징 대회를 끝내고 수술을 받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수술 뒤 회복 기간을 계산해보니 대회에 나서기 어려울 것 같다는 게 이유였다.
메리트는 미국으로 건너가 수술 준비를 한다. 수술 후 그의 목표는 '트랙에 돌아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