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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필름리뷰-사도] 아버지와 아들, 그 지독한 관계에 대해

영화 '사도'./쇼박스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보는 동안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게 만드는 영화가 있다. 그만큼 몰입도가 뛰어나다는 뜻이다. 그런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글을 쓰는 게 의미 없게 느껴진다. '백문이 불어일견'처럼 제 아무리 글로 표현해도 직접 보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으니까 말이다. 이준익 감독의 '사도'가 그런 영화다.

'사도'는 캐스팅 단계부터 일찌감치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송강호, 유아인이라는 두 걸출한 배우의 만남부터 그랬다. '소원'으로 연출 복귀에 성공한 이준익 감독이 자신의 장기인 사극으로 돌아왔다는 점도 영화에 대한 기대를 증폭시켰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한국인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익숙한 이야기다. 여기에서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낼지 궁금했다.

영화 '사도'./쇼박스



그러나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그런 의문을 잊게 만든다. '사도'의 오프닝은 최근 개봉한 사극 영화들 중 가장 긴박하고 강렬하다. 다른 사극 영화처럼 역사적 배경을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도 않는다. 이준익 감독은 사도세자가 뒤주에 가둬진 순간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이어지는 8일 동안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영조는 왜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둘 수밖에 없었는가.' 이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사도'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한 대답이다. 그러나 이준익 감독은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관계에 관심을 둔다. 영화가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방식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뒤주에 갇힌 아들을 바라보며 아버지 영조(송강호)는 어릴 적 총명했던 사도세자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리고 뒤주에 갇혀 목이 마른 나머지 오줌을 받아 마시는 사도세자(유아인)는 자신의 그림으로 만든 부채를 보며 세손이 탄생한 순간을 되돌아본다. 행복했던 과거와 비극적인 현재의 대비는 영화의 비장함을 더욱 깊게 만든다.

정통성에 대한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영조는 아들을 강하게 키우고 싶었다. 그러나 사도세자는 아버지가 자신을 그저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기를 바랐다. 서로에 대한 기대가 어긋나면서 갈등을 빚는 두 사람의 모습은 여느 아버지, 아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누군가는 뻔한 해석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공감이 가는 것은 송강호, 유아인의 열연 때문이다. 세대를 초월한 두 배우의 연기 앙상블은 '사도'의 백미다.

사실 '사도'에는 사극영화에서 흔히 기대하게 되는 대단한 볼거리가 없다. 명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주제를 끝까지 놓지 않으려는 뚝심 있는 연출만이 있을 뿐이다. 인물의 감정만으로 러닝타임을 끌고 가는 사극영화를 보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이준익 감독의 새로운 대표작이 탄생했다. 12세 이상 관람가. 9월 16일 개봉.

영화 '사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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