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경기가 호전되고 집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가 급등하고 있다. 재건축 조합들이 너도나도 일반 분양가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반 분양을 하기로 했던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는 조합과 시공사 간 분양가 합의 등이 지연되면서 9월에서 10월 하순으로 2차례 분양 연기됐다.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던 이 아파트는 지난해말 조합 관리처분 당시 일반분양가가 3.3㎡당 평균 2515만원으로 책정됐으나 올해 4월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면서 상반기 분양을 포기하고 일반분양가 인상을 추진해왔다.
조합측은 분양가를 3.3㎡당 2700만∼2800만원에 책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관리처분 당시 금액에 비해 3.3㎡당 200만∼300만원 올린 것이고 분양가 상한제 폐지 전 송파구의 일반분양가 권고안(3.3㎡당 2300만∼2400만원)에 비해선 3.3㎡당 300만∼400만원 이상 높아진 것이다.
현재 가락동 일대 새 아파트 시세(3.3㎡당 2300만∼2400만원 안팎)와 비교해도 3.3㎡당 400만원 가량 높다.
가락 시영의 일반분양분은 1550가구로, 분양가를 3.3㎡당 100만원씩 올리면 총 530억원의 수입이 발생한다.
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분양가를 관리처분 계획보다 평균 200만원 정도만 올리면 추가부담금 없이 전체 조합원(6583명)이 대략 1인당 평균 1600만원을 추가로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물산,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시공사는 전용 85㎡ 초과 중대형 일반분양분이 많아 미분양이 생길 수도 있다면서 중대형 분양가를 3.3㎡당 2500만원대로 낮춰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사업의 주체가 조합인 점을 감안하면 결국 조합 측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달 말 1순위 청약을 받은 강남구 대치동 대치 SK뷰는 일반분양분 39가구의 3.3㎡당 분양가를 평균 3927만원에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 펜트하우스의 분양가를 3.3㎡당 최고 5천만원, 1·2차분의 평균 분양가를 4046만원에 책정한 서초동 아크로리버파크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대치동 국제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이 아파트는 지난 4월 관리처분 당시 조합에서 일반분양가로 3.3㎡당 3500만원대를 책정했으나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주변 시세 상승 분위기를 틈타 3.3㎡당 400만원 이상 가격을 올린 셈이다.
다음달 분양 예정인 반포동 삼호가든4차의 재건축 아파트 조합과 시공사(대우건설)도 일반분양가를 3.3㎡당 4천만원 선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047040] 관계자는 "조합 측에서 대치 SK뷰를 비롯한 인근 새 아파트 분양가와 비슷한 가격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아파트의 이같은 상승세는 지난 4월 시행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이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조합이 자유롭게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게 되면서 일반 분양가를 높여 조합원 수익을 극대화하려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