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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박상길기자] 전국의 아파트 전세 물량 중 2억원을 웃도는 것이 지난달 절반을 넘어섰다. 서울에서는 3억5000만원을 넘는 아파트가 50%를 기록했다. 이는 아파트 전세가 2009년 3월부터 6년 6개월(78개월) 연속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15일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중위 전세는 2억70만원으로 전월(1억9903만원)보다 0.8%, 전년 동기(1억7666만원)보다 13.6% 올랐다. 전국 아파트 가운데 절반은 전세가 2억70만원 이상이라는 의미다.
국민은행은 "중위가격은 주택별로 전세를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위치하는 가격"이라며 "전체 평균가격과는 다른 개념으로 고가주택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평균가격보다는 대체로 낮다"고 말했다.
서울 전체의 중위 전세는 지난달 3억5092만원으로 7월 3억4660만원보다 1.2%, 지난해 8월 2억9513만원보다 18.9% 뛰었다. 2년 전 2억6424만원보다는 약 9000만원(32.8%) 오른 가격이다.
이는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 세입자가 대출에 의존하지 않고 재계약을 하려면 평균치로 따질 때 지출분을 제외한 한 해 순수입이 최소 4500만원은 돼야 한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 11개구(한강 남쪽 서울)가 가장 비싸고 상승폭도 가팔랐다.
강남 11개구는 지난 7월 4억335만원을 기록하며 처음 4억원을 넘은 데 이어 8월에는 4억916만원으로 전월보다 1.4%, 전년 동기 3억3726만원보다 21.3% 올랐다.
강북 14개구도 강남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달 2억8151만원으로 전월(2억7896만원)보다 0.9%, 전년 동기 2억4492만원보다 14.9% 올랐다.
상승률로는 인천이 8월에 전월보다 1.4%, 전년 동기 대비 17.9% 올라 강남 11개구 다음으로 높았다.
수도권은 2억5749만원으로 전월보다 1.1%, 전년 동기 대비 16.7% 상승했다.
전세 강세는 전세의 월세 전환이 초저금리 상황과 맞물려 가속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에서는 서초·강남·송파·강동 등 강남 4구에서 잇따라 추진된 재건축 사업이 전세 급등과 전세난 심화를 불러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