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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엑스트라의 추억



[기자수첩] 엑스트라의 추억

[메트로신문 하희철기자] 드라마 촬영 현장 취재를 나갈 때면 학창 시절 재미삼아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를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돈도 벌면서 연예인도 구경하고 싶은 마음에 친구들과 사극 드라마에 출연했다. 벌써 10년도 지난 이야기다.

당시를 추억하자면 사실 고생했던 기억 밖에 없다. 매일 아침 7시면 얼굴에 수염을 붙이고 가발을 쓴 채 언제 빨았는지 알 수 없는 의상을 입어야 했다. 밥도 제돈 주고 사먹어야 했고 자는 곳이 마땅치 않아 버스에서 뜬 눈을 지새우기도 했다. 촬영에 들어가면 더욱 힘들었다. 카메라에 걸리는지 안 걸리는지도 모르면서 땡볕에 꼼짝도 않고 서있어야 했고 소위 반장이라 하는 사람의 욕지거리를 들으며 통제에 따라야했다. 이렇게 고생해서 번 돈도 매우 적었다. 보조출연자를 주먹구구식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제대로 정산받기 어려웠다. 일을 한 뒤 꼭 한 달 뒤에나 돈이 나왔고 그 마저도 반드시 본인이 사무실로 직접 찾아가 도장을 찍어야 했다.

지금은 격세지감을 느낀다. 보조출연자에 대한 처우가 많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우선 일한 대가에 대한 지급 방식이 간편해졌다. 직접 수령 방식에서 통장 수령으로 바뀌었고 주급, 일급 등의 지급 방식도 생겼다. 예전에는 야간 촬영을 해도 제대로 정산 받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9시간 이후의 추가 촬영은 1.5배의 수당이 붙는다. 군대처럼 반장의 엄격한 통제에 따라 '야' 혹은 '어이' 등으로 호명되는 모습도 없어졌다. 야외 세트장에는 샤워실을 갖추고 있어 촬영을 마치면 곧바로 씻을 수 있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이 있다는 것만 해도 많은 발전이다.

드라마는 종합 예술이다. 대본과 연출, 연기 외에도 조명, 음향, 분장, 의상, 편집, 효과 등 셀 수 없이 많은 분야의 조화로 만들어지는 작품이다.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카메라 바깥의 수많은 사람들이 좀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보조 출연자도 그 중 하나다. 세상에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없는 것처럼, 드라마 촬영 현장에도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이름 없는 보조 출연자들의 처우를 개선한 현장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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