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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고려대, 우등생 대신 소외층 배려

국내 대학 최초 내년부터 성적장학금 폐지

기초수급자에 매달 30만원 지원

근로장학생 시급 1만원 책정 등 가계 어려운 학생에게 기금 집중

염제호 총장 "형편때문에 학업 소홀하면 안돼





[메트로신문 유선준 기자] 고려대학교가 국내 대학 최초로 내년 1학기부터 성적장학금을 없애는 한편 가계 곤란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춘 장학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단순히 공부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각종 형편 때문에 학업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기금을 집중시킨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성적장학금 폐지가 '학업 동기부여 단절'이라는 측면에서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고려대 본관 3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부를 잘하면 금전적으로 보상을 받는 체제에서 벗어나 가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학업에 소홀하거나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이번에 장학제도를 개편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고려대는 이번에 새로운 장학제도를 '자유·정의·진리 장학제도'로 명명했다. 자유장학금은 학생자치활동 장학금과 근로장학금으로, 35억원이 배정됐다. 200억원이 편성된 정의장학금은 경제적 문제가 학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학생들에 장학금을 지원한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매달 30만원의 생활비와 우선적으로 기숙사 혜택을 제공한다.

차상위 계층 1~2분위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근로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시급 5800원 보다 두배 가량 높은 한시간당 1만원을 지급해 매달 생활비로 4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고려대 측은 설명했다.

다만 근로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이 학업에 소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하루 2시간 일주일에 10시간 이상 일을 하지 않도록 했다.

3~5분위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소속 학과·대학의 장학위원회의 심층심사를 통해 장학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성적이 우수한 소득분위 중간계층 학생들 또한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또 학업, 연구 성취도를 높이고자 학생들 스스로 비전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진리장학금제가 마련됐다. 1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장학금제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가 준비한 프로그램과, 학생들이 자기계발을 위해 스스로 설계한 프로그램들을 지원하는 장학금이다.

예를 들어 고려대가 2013년부터 참가 학생들에게 수업비, 항공료, 기숙사비 등을 전액 지원하는 '차이나 글로벌리더십 프로그램'이 있다.

고려대는 라틴아메리카·베네룩스3국·일본·유럽 등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의 범위를 넓히고 IT·BT 등 분야별로도 장학금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각 단과대가 관련 프로그램 장학제도를 기획해 제안하면 장학위원회의의 심의를 거쳐 지원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성적 장학금은 폐지하되 입학할 때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았다면 그대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지영 고려대 학생처장은 "학생들에게 경제적 장애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번 개편의 기획의도"라며 "기계적 배분이 아닌, 맞춤형 장학혜택을 통해 미래인재들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날 고려대 제47대 총학생회는 총장 기자간담회 직전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장학금 제도 개편은 권위주의적 독선"이라며 "학생들이 학교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강민구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은 "장학금 분배 방식이 뿌리채 바뀌는 제도 개편을 학생들이 기사를 통해 통보받아야 한다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학교 측은 즉시 학생들에게 장학제도 개편안을 제대로 설명하고, 이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 고대 재학생은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더 많이 돌려주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앞으로 남은 학기가 걱정된다"며 "외부 장학금을 신청하려 해도 가정의 소득 수준을 보기 때문에 교내 성적장학금만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학비를 덜 수 있는 수단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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