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불붙은 도로위 전쟁…스마트 택시 진화
카카오택시 블랙 고급화 전략
T맵 택시 지역콜 제휴 영역 확장
카카가 고급 택시 서비스로 선보인 '카카오택시 블랙'.
[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소규모 인원을 수송하는 대중교통 수단인 택시가 스마트폰이라는 플랫폼을 만나 변신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로에 세워진 택시를 잡아 타거나 콜센터에 전화해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고 차량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불과 몇 개월 사이에 택시 시장이 크게 바뀌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면 택시 기사가 이를 확인하고 찾아오는 모바일 콜택시 서비스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택시'는 이달 기준으로 누적 호출 건수 3000만건, 기사 회원 수 16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보다 한 달 늦게 시장에 나온 'T맵 택시'는 승객용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350만건, 기사 회원 5만명을 달성하며 뒤를 쫓고 있다.
이에 카카오와 SK플래닛은 한층 차별화된 서비스로 본격적인 시장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콜택시 시장의 '공룡'으로 떠오른 카카오택시는 고급 택시 서비스 '카카오택시 블랙'으로 진화한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카카오와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 서울시의 고급택시 운영법인 하이엔이 지난 8월 12일 고급택시 서비스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준비한 고급택시 서비스다.
기존 중형택시나 모범택시와 달리 배기량 2800cc 이상의 차량에 요금 미터기나 결제 기기, 차량 외부 택시 표시 설비 등의 설치 없이 호출과 예약제로만 운행 가능하며 요금은 신고제로 운영된다. 서울시의 인가가 완료되는 대로 벤츠 'E클래스' 등 3000cc급 고급 차량 약 100대와 하이엔에서 일주일 동안 진행된 전문 교육 과정을 수료한 200여명의 기사로 시범 서비스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검증된 전문 기사들이 승·하차 안내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차량 내부에는 승객을 위한 생수, 휴대폰 충전기 등 편의 물품이 비치된다.
호출부터 결제까지 모든 과정은 카카오택시 앱으로 간편하게 이뤄진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한 뒤 택시 종류에서 '블랙'을 선택하면 고급택시 호출이 가능하다. 기본 요금은 8000원 수준으로 카카오 자체 개발 미터기를 통해 계산된 요금이 최종 부과된다. 현재 요금 수준은 서울시와 협의 중이며 확정된 금액으로 서울시 신고 후 적용할 계획이다.
정주한 카카오 부사장은 "사용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해 만족을 드리는 것이 최우선 목표이고 앞으로도 그것에 집중할 것"이라며 서비스 품질로 우려를 씻어내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SK플래닛 T맵 택시가 전국 지역 콜 택시 사업자들과 제휴를 통해 T맵 택시의 승객 콜 요청을 공유한다. SK플래닛 모델들이 T맵 택시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카카오가 고급화 전략을 선택했다면 SK플래닛은 지역 콜택시로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SK플래닛은 기사들이 'T맵 택시'에 따로 가입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콜택시 회사와 콜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서울 지역 기존 콜택시 사업자인 나비콜, 하나모범 등과 제휴를 맺고 이 회사들의 호출 시스템과 T맵 택시의 콜 서비스를 연동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협력을 통해 서울 시내 1만1000여 명의 택시기사들이 자동으로 T맵 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SK플래닛은 이르면 다음 달 중으로 경기·부산·대구·대전·제주 등의 지역에서도 연계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역 택시 사업자를 이용하더라도 T맵 택시를 통한 콜 요청은 별도 콜비와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SK플래닛 관계자는 "기존 택시 시장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지역 콜 사업자와의 지속 가능한 제휴 협력으로 T맵 택시 이용 승객들에게도 전국 단위로 훨씬 안정적인 배차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