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물의 아이'의 호소다 마모루 감독./얼리버드·CGV 아트하우스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시간을 달리는 소녀' '썸머 워즈' '늑대아이'로 잘 알려진 일본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신작 '괴물의 아이'가 오는 2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괴물의 아이'는 시부야의 뒷골목을 떠돌던 9세 소년 렌이 인간 세계로 나온 괴물 쿠마테츠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전작 '늑대아이'에 이어 이번에는 아버지와 아이의 이야기로 유쾌함과 감동을 전한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을 이야기하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스튜디오 치즈(일본어로 '지도'라는 뜻)다.
스튜디오 치즈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부터 줄곧 함께 해온 프로듀서 사이토 유이치로와 함께 2011년 설립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늑대아이'에 이어 '괴물의 아이'까지 2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두 작품 모두 일본 내에서 높은 흥행 수익을 올린 만큼 제작사로서의 기반도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스튜디오 지브리를 이끌면서 자신만의 애니메이션 세계를 구축했다.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로 불리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과 스튜디오 치즈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지난 1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스튜디오 지브리가 장편 제작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상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많은 재능 있는 스태프들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손으로 그리는 2D 애니메이션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런 재능도 사라질 수 있다"며 "스튜디오 치즈는 그런 사회적·예술적인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영화 '괴물의 아이'./얼리버드·CGV 아트하우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미야자키 하야오와 비교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전통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3D와 2D는 유화와 수채화처럼 표현하는 도구일 뿐 3D가 내용을 정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손그림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서는 "애니메이션은 영화가 아닌 미술사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팬이라면 그의 짝수번째 작품과 홀수번째 작품이 각기 다른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첫 번째 작품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세 번째 작품 '늑대아이'는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감성적인 영화였다. 반면 두 번째 작품인 '썸머워즈'와 네 번째 작품 '늑대의 아이'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액션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대해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전자가 '표현주의 드라마'라면 후자는 '대중적인 액션 영화'"라며 "첫 작품인 '디지몬 어드벤처'부터 두 가지 스타일을 오가며 작업해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차기작에 대해서도 "순번을 따른다면 표현주의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