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시원, 겨울엔 따뜻
냉난방·전기료 절감 효과↑
계룡건설 초곡 리슈빌 견본주택 방문객들이 모형을 둘러보며 분양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남향이에요?." 견본주택을 둘러보는 방문객이 분양 관계자에게 가장 먼저 확인하는 부분이다. 아파트 분양 광고에서 전세대가 남향으로 배치됐다는 점을 강조하는 이유다. 올 한해 분양 시장에서는 '햇볕경쟁'이 치열했다. 내 집은 햇볕이 잘 들어야 한다는 수요층의 욕구가 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남향에 대한 선호는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두드러졌다. 특히 포항처럼 해안도시에 거주하는 수요층은 공기가 습해 볕이 잘 드는 남향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 사는 남현숙씨(56)는 "집은 볕이 잘들어야 한다. 볕 잘드는 집은 잘되는 집이라고 어른들이 얘기를 했다. 특히, 포항은 바다가 인접해 습하다. 그래서, 남향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최근 아파트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창포동에 사는 박현화씨(38)는 "애들 키우면서 밝고 환한 집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볕이 잘 들면 관리비도 적게 든다"면서 "겨울 난방비도 적게 들고 전기요금도 절감되기 때문에 커카는 애들을 생각해서 집을 넓힐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집은 볕이 잘들여야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집을 구할 때 층이나 평면구조 못지않게 방향을 따진다. 주택시장에서 집의 방향은 실수요자에게 가장 먼저 고려되는 조건 중 하나다. 계절이 다양한 우리나라의 경우 집의 방향에 따라 계절별 일조량이 달라지고, 이는 냉난방 비용의 차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집의 방향 중 햇볕이 잘 드는 남향(南向)집은 3대가 적선(積善)해야만 살 수 있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정남향의 하루 중 일조시간은 다른 방향에 비해 적게는 1시간에서 길게는 4시간까지 긴 것으로 나타났다.
남향 아파트는 여름에는 햇빛이 적게 들어와 시원하다. 반대로 겨울에는 깊숙이 해가 들어와 따뜻하다. 낮에는 채광이 잘돼 조명기구를 덜 사용해도 된다. 이 때문에 관리비가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이에 높은 청약률을 나타내며 순위내 마감됐으며 3.3㎡당 최대 4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대우건설이 지난 4월 공급한 '동탄2신도시 2차 푸르지오'는 567가구 모집에 3만3194명이 몰리며 평균 58.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역대 동탄신도시 공급 아파트 중 최고 경쟁률이었다.
◆남향 수요 인기 지속
이같은 인기는 연말 공급 물량에서도 지속되고 있다. 계룡건설이 지난 27일 경북 포항시 초곡지구 88B 1L에 공급한 '초곡 리슈빌'은 주말 3일간 2만7000명이 다녀갔다. 단지는 전세대 선호도가 높은 정남향 판상형으로 4베이를 기본으로 설계됐다. 넓은 동간거리의 단지배치로 일조권과 통풍, 채광도 좋다. 전용면적 84㎡는 맞통풍이 가능한 4베이 평면에 침실붙박이장, 주방팬트리 등의 수납공간도 제공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남향 주택은 오래전부터 부동산 시장의 스테디셀러로 꼽혀온 데다 최근 건설사가 가구 배치를 많이 하기 위해 정남향보다는 남동, 남서향 위주로 짓는 경우가 왕왕 있다보니 정남향 아파트가 품귀현상을 겪고 있어 수요층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이나 어린 아이, 주부 등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 경우라면 남향집이 좋지만 맞벌이 부부나 직장인 등 낮 시간에 집을 비우는 경우라면 굳이 남향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