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사업 탄력 받아
강남권 청약 몰리며 최대 수혜지 부상
내년에도 서울에서만 6700여가구 공급
올해 재건축·재개발 시장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라는 호재를 만나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았다. 정부는 지난 4월 민간택지 건설 주택에 대해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을 골자로 하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이에 4월 1일부터 분양 승인을 신청한 민간택지 내 아파트 단지는 분양가 심의 절차 없이 분양가를 임의대로 정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청약 호조세와 맞물려 분양가 상승과 물량 공급 확대로 이어졌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로 재건축 인기
9일 부동산 정보 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전국 72곳에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6만7730가구가 공급됐다. 이 가운데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일반 공급 물량은 2만9193가구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36곳, 부산 12곳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곳은 총 공급량이 9510가구에 달했던 송파헬리오시티(일반분양물량 1558가구)와 일반 분양 물량이 1584가구로 가장 많았던 e편한세상 신촌이었다. 이는 부동산 경기가 오랜만에 호황을 보인 것도 원인이지만 지난 4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3.3㎡당 928만원이었던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후 2·4분기 963만원, 3·4분기 999만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강남권은 이보다 상승세가 더 뚜렷하다. 3.3㎡당 분양가격이 4000만원을 넘어서 곧 5000만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청약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때보다 높았다.
이달 초 계약이 실시된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와 '송파 헬리오시티'는 계약 접수 불과 일주일 만에 완판됐다. '송파 헬리오시티'는 1216가구 모집에 4만1908명이 청약 접수하는 등 12년 만에 서울에서 최다 청약자가 몰렸으며 '센트럴 아이파크'도 81가구 모집에 2557명이 몰려 평균 31.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됐다.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단지는 도심이나 강남권 업무지역으로의 접근성이 좋은 데다 교통, 교육, 편의, 공원 등 생활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 수요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재건축·재개발 단지에 조합원이 중소형을 우선 배정받는 경우가 많아 중소형 물량이 적었지만 최근에는 조합이 분담금을 줄이기 위해 중소형 평형대도 공급하는 추세"라며 "갈아타기나 내집마련 계획을 고려하는 수요자라면 비수기를 틈타 청약에 나서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서울 재건축·재개발 물량 주목
재건축·재개발 공급은 시장 비수기임에도 내년 1월까지 서울지역에서만 6761가구가 신규 공급된다. 지난해 분양 물량보다 3.5배 늘어난 수치이며 내년 재건축·재개발 분양 예정 물량의 81%에 달한다. 업계는 분양시장 호황과 소형의무비율 폐지, 조합설립기준 완화, 기부채납 현금 납부 등 규제완화와 우수한 아파트 입지 여건 등이 흥행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물산은 내년 1월 서울 광진구 구의 1구역을 재건축한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3층, 지상 10~23층, 12개동, 전용면적 59~145㎡ 854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이 중 502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이 도보권에 있고, 올림픽대교-광나루로를 통해 강남, 강북 도심권 출퇴근이 용이하다. 단지 주변에 어린이 대공원, 구의 야구공원, 아차산체육공원 등이 갖춰져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대림산업은 다음달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5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뷰'를 공급할 계획이다. 단지는 지상 35층, 5개동, 59~84㎡ 595가구 규모이며 이 중 41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지하철 3호선 잠원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7호선 반포역, 고속터미널역과도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