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 스튜디오의 신작 '굿 다이노'로 내한한 피터 손 감독이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가져야 할 역량으로 '인생을 담은 스토리텔링'을 꼽았다.
4일 오후 2시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굿 다이노'의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피터 손 감독과 제작자 드니스 림, 애니메이터 김재형이 참석했다.
피터 손 감독은 한국인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이민을 간 한국계 미국인이다. 뉴욕에서 자라난 그는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예술대학 칼아츠를 졸업한 뒤 2000년 9월 픽사에 입사했다. 이후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등의 작품에 참여했으며 2009년에는 단편 '구름 조금'을 연출했다.
이날 행사는 피터 손 감독이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기까지의 인생사를 담은 짧은 프레젠테이션으로 막을 열었다. 이어 '굿 다이노'의 제작 과정을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진 뒤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피터 손 감독이 애니메이션 감독을 꿈꾸게 된 것은 어머니 때문이었다. 어릴 적 어머니와 함께 극장을 자주 찾았다는 피터 손 감독은 영어를 잘하지 못하던 어머니가 디즈니 애니메이션 '덤보'를 보며 눈물 흘린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말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애니메이션의 힘이었다. 그런 애니메이션의 모든 것을 배우고 싶어서 칼아츠에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피터 손 감독은 자신의 인생사를 통해 애니메이터로서의 중요한 역량이 "인생을 작품으로 구현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애니메이터로 인생 공부를 했다. 그리고 그 인생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토리텔링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스토리를 만들어 전달하는 과정에서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영화나 역사에 대한 이해도 감독의 일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굿 다이노'는 밥 피터슨 감독과 피터 손 감독의 공동 연출로 지난 2014년 여름 개봉 예정이었다. 그러나 제작 도중 밥 피터슨 감독이 하차하면서 피터 손 감독이 혼자 작품을 완성하게 됐다. 스토리 또한 새롭게 구성했다.
피터 손 감독은 "이 작품은 원래 다른 감독님이 있었지만 내가 이어 받은 케이스"라며 "하나의 아픈 아이를 부모로서 돌보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한 "자연이 얼마나 존중 받아야 하는 존재인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영화의 주제를 설명했다.
'굿 다이노'는 겁쟁이 공룡 알로와 야생 꼬마 스팟의 모험과 우정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오는 7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