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릉 등 유적지 갖춰져
신축 빌딩 등 개발호재도
상권·집값 상승에 문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사랑합니다' 조형물(김병규 作)./서울메트로9호선운영㈜
지난해 3월 28일 지하철 9호선 2단계 연장구간(언주역~종합운동장)이 개통된 후 유입인구가 늘면서 역 주변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
가장 큰 수혜를 본 지역은 삼성중앙역 주변이다. 5일 서울메트로 자회사인 서울메트로9호선운영㈜에 따르면 역 이용객은 평일 4618명, 주말 1915명에 달한다. 인구 유입 효과로 지난 10월 기준 인근 상권 매출은 개통 전보다 25% 상승했다. 덩달아 집값과 상가 임대료로 올랐다. 인근쌍용 플래티넘과 힐스테이트 2단지의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은 평균 1억~2억원까지 붙었으며 인근에서 A급 상권으로 꼽히는 힐스테이트 단지를 비롯해 월 평균 임대료는 ㎡당 11만1000원을 기록 중이다.
삼성중앙역은 플랫폼 내외부로 볼거리가 많다. 내부에는 문화를 상징하는 연필 쥔 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사랑합니다'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서로 인사하지 않고 각자의 길을 가는 지하철 이용객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인사를 나누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역사 밖으로 나오면 문화유적지인 선정릉 (宣靖陵, 사적 199호)과 봉은사(奉恩寺), 대형복합쇼핑몰 코엑스가 자리 잡고 있다. 선정릉은 조선 왕릉으로 성종과 정현왕후, 아들 중종의 능이 있다. 인근 지역 주민들은 멀리 가지 않고도 자녀에게 역사 공부를 가르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선정릉은 여름철 인근 지역에 냉각 효과도 가져다 준다. 여름철 오후 4시에 1시간 평균 기온 차를 파악했을 때 선정릉 일대는 27.8도, 상업 지역은 그보다 2.8도 높은 30.6도를 기록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코엑스 주중 유입 인구는 8만~9만명, 주말 10만~11만명을 기록 중이다.
봉은사는 오전 3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인 개방 시간을 최근 2시간 늘려 자정까지 관람을 허용하고 있다. 일주문인 진여문을 비롯해 대웅전과 마주한 법왕루, 미륵대불, 미륵전, 범종각, 연지관음상 등에 경관 조명을 설치했다. 대웅전 개방 시간도 자정까지로 연장하고, 오전 8시 30분부터 정오까지 관람이 가능했던 판전의 개방 시간을 오후 2시까지로 늦췄다.
삼성중앙역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연장 구간 개통 후 청담동 상권이 내려오고 있다. 길거리 주택가에 거주하는 20~30대의 젊은 직장인과 신혼부부부터 전세 9억, 월세 300만원을 거뜬히 내는 베이비부머 세대까지 다양한 계층이 몰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개발 호재도 잇따르고 있다. 역 주변으로 반경 500m 내에는 신축 건물이 5곳 준공됐으며 현재 2~3곳의 공사가 추가로 마무리되고 있다. 각 건물의 면적은 120~130평 수준이다. 건물당 바닥면적이 60평이고 그 안에 30명이 근무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30명×15층(건물 1곳당)×5=2250명이 거주하는 셈이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하철 9호선 2단계 연장구간은 대규모 업무 지역을 통과하는 노선이다 보니 개통 인근 지역에 위치한 중소형 빌딩은 임대수익률이 개선되면서 고객의 투자문의가 늘고 있다"며 " 벌써 2018년 개통예정인 종합운동장~올림픽공원 9호선 3단계 구간에도 관심을 두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