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 H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40대 L씨. 고민 끝에 용인 수지에 집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현재 살고 있는 집이 낡은 것도 있고 무엇보다 인근 반포와 대치동을 중심으로 전세를 알아봤지만 가격이 너무 비쌌고 판교와 분당도 알아봤지만 만만치 않았다"며 "신분당선이 연장돼 서울 접근성이 좋고 가격도 경쟁력이 있는 용인 수지에 내 집 마련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거주자들이 용인으로 몰리고 있다.
4일 온나라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용인 수지구와 기흥구에서 아파트를 매입한 서울 실수요층은 3656가구다. 2014년 2506가구보다 45.8%나 증가했다. 올해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용인으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서만 재건축으로 이주해야 하는 아파트(개포시영, 한신 18·24차, 고덕주공3·7단지, 삼호가든 3차)가 6304가구에 달한다. 한 가구 당 3명씩만 잡아도 어림잡아 1만8000명이 넘는 수준이다.
지난 30일 개통된 신분당선 연장선으로 강남과 서울로의 이동이 30분 단축된 데다 가격도 경쟁력 있는 점도 실수요층의 시선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신분당선 상현역 역세권에 위치한 수지구 상현동 상록자이(전용 84㎡) 매매값은 현재 6억원 전후다. 수지구 성복동 태영데시앙 1차(전용 84㎡) 아파트값은 약 4억5000만원이다.
반면 잠실 리센츠의 경우 가장 적은 전용 59㎡의 전셋값은 6억7000만원이 넘는다. 대치동 은마 아파트 전용 84㎡ 전세값도 약 5억5000만원 선이다. 결국 서울 전셋값이면 용인에서는 아파트를 구입하고 돈이 남거나 조금 보태면 살 수 있는 것이다.
신규 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강남 거주자들의 계약도 눈에 띈다. 현재 분양 중인 광교상현 꿈에그린은 잠원동 거주자가 분양을 받은 상황이다.
용인 수지구 상현동 부동산 관계자는 "광교상현 꿈에 그린은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 이후인 지난달 30~31일 31건의 계약이 나왔다" 이라며 "설 연휴가 끝남과 함께 소비자의 문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분당선 연장구간 개통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새 아파트다.
한화건설은 수지구 상현동에서 광교상현 꿈에그린을 분양 중이다. 신분당선 상현역은 물론 성복역을 도보로 이용이 가능하다. 상현역을 나와 걸어보면 10분 안팎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639가구 규모이며 지하철은 물론 강남이나 서울 도심 등으로 이동할 수 있는 버스 노선도 많다.
화산건설은 경기도 기흥구 보정동에서 '죽전역 샬레 파인비스타'를 분양 중이다. 신분당선 연장선 수지구청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155가구 규모다. 포스코건설도 수지구 동천동에서 '동천더샵 파크사이드'를 분양 중이다. 330가구 규모며 신분당선 동천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