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발표하면서 신규노선 수혜지역 부동산이 주목받고 있다. 중장기적인 국가 계획에 포함되면서 사업추진에 대한 비전이 밝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주택 구입 계획이 있는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기 시행사업 49개, 신규사업 32개 등 철도노선 81개를 제3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시켰다. 이번 계획은 향후 10년간 철도망 구축의 기본 방향과 노선 확충계획 등을 담은 중장기 법정계획이다. 계획안에 포함된 사업이 모두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정부에서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3차 국가철도망 계획을 통해 서울·수도권 30분, 전국 2시간 생활권 실현을 목표로 4일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상반기 최종안을 확정·고시할 계획이다.
정부가 이같이 중장기 철도 노선계획에 대한 비전을 밝히자 부동산 업계에서는 수혜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하철 개통은 부동산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호재로, 주거환경과 집값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목동 한신청구아파트의 2009년 1월말 평균 매매가는 3.3㎡당 평균 약 1543만원 정도였지만, 같은 해 7월 지하철 9호선 신목동역이 개통하자 3.3㎡당 평균 1857만원까지 20.35% 급등했다. 같은 시기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 4.31%(1739만원→1814만원) 가량 오른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오른 셈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철도 노선이 신설되면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되는 것은 물론, 해당 지역의 인구 유입이 증가하고 상권과 인프라 증대로 이어진다"며 "지하철 노선이 도심지역이나 핵심 주거단지를 지나가거나 역이 없던 지역에 생겨 비약적으로 교통여건이 개선된 경우에는 아파트의 가치가 급증하기 때문에 이번 계획을 주목해볼만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운정신도시는 이번 계획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지역의 숙원사업이었던 GTX 파주연장안과 3호선 연장안이 모두 포함됐기 때문이다.
파주시가 제출한 계획안에 따르면 이번 GTX 연장노선은 킨텍스~교하 차량기지까지 연결하는 총 11.6㎞로, 운정3지구와 1·2지구의 사이를 지난다. 3호선 연장안은 기존 종점인 대화역에서 운정신도시까지 약 7.6㎞를 연장해 약 3개역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두 노선이 모두 만들어지면, 그간 경의선에 의존했던 운정신도시의 철도교통망은 비약적으로 좋아질 전망이다.
이에 분양 중인 아파트 잔여물량 소진 속도가 빨라졌다. 현대건설이 운정신도시 A24블록에서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운정'은 지난 일주일새 계약이 300여 건 완료됐다. 지난달 주택시장 비수기에도 이례적으로 계약자들이 몰린 것이다.
인근 고양 삼송지구와 은평뉴타운 쪽의 분양업체도 환영하는 모습이다. 그간 논의해오던 신분당선 삼송 연장안이 계획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신분당선 삼송 연장안은 동빙고에서 삼송지구를 연결하는 19.42㎞의 노선으로 광화문을 거쳐 은평뉴타운, 고양 삼송지구까지 이어진다. 이 연장노선이 실현되면 기존의 이용하던 3호선보다 더 빠르게 강남권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삼송지구의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삼송역이 신분당선 환승역으로 조성된다는 소식에 지역 주민의 기대가 컸다"며 "이번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되면서 강남 출퇴근자들도 수용이 가능해져 분양과 집값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단지 중에서도 이번 국가철도망 계획의 수혜단지들이 적잖다. 도봉산역에서 포천까지 7호선을 연장하는 노선도 국가철도망 계획에 새로 포함됐다. 이 노선은 양주신도시를 지나 일대의 교통여건 개선이 기대된다. 양주신도시 옥정지구 A6-1블록에서는 리젠시빌주택이 3월에 '양주신도시 리젠시빌 란트'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2층, 9개동, 전용 53~56㎡ 514가구 규모다.
이번 신분당선 삼송 연장 계획이 포함된 은평뉴타운 A11블록에서는 GS건설이 2월 '은평스카이뷰자이'를 분양한다. 서울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이 가깝고, 인근에 롯데복합쇼핑몰 은평점, 가톨릭성모병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33층, 전용 84㎡, 361가구 규모다.
화성시 봉담읍 지역도 이번 국가철도계획의 수혜지다. 기존 수원 호매실까지 예정됐었던 신분당선 남부 연장 노선이 봉담읍까지 연장되는 안이 이번 계획에 포함됐다. 이곳에서는 대우산업개발이 3월 184가구 규모의 '화성와우리주상복합'을 분양한다. 단지 인근으로는 와우초, 와우중, 홍익디자인고를 비롯해 수원대학교가 도보권에 있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도 수혜지역 중 하나다. 부천 원종에서 홍대입구를 잇는 철도 노선이 계획에 포함돼 강북 도심권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서는 현대산업개발과 두산건설이 공동시공으로 연내 신정뉴타운 1-1지구 재건축 아파트를 내놓는다. 전용 52~101㎡, 3045가구 규모이며 이중 1067가구가 일반 분양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