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다세대·연립주택이 빽빽이 들어차있다./뉴시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7년 넘게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부동산전문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7800만원으로 3분기 통계청이 발표한 도시근로자 가구(2인 이상)의 평균 월소득 기준 연 소득 5321만7036원의 7.1배에 달한다.
서울에서도 권역별로 살펴보면, 강북권 전셋값은 3억547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의 연소득 기준 5.7년이 소요된다. 강남권은 전셋값이 4억 3886만원으로 8.2년의 자금 마련 기간이 소요된다. 강남 전세 아파트에 살기 위해서는 강북보다 2.5년이나 더 모아야 하는 셈이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적으로는 경기도 4.2년, 대구 3.7년 인천·부산·울산 3.1년, 광주·대전·경남 2.7년, 충남 2.5년, 경북 2.4년 세종·충북 2.2년, 전북 2년, 강원 1.9년 전남 1.6년 순이었다.
한편 이번에 조사된 전세자금 마련 기간은 예년 대비 증가폭이 컸다.
특히 서울의 전세자금 마련 기간은 전년(6.1년) 대비 1년이나 늘었다. 국민은행이 평균 전세가격 조사를 시작한 2011년 5.4년이었던 것에서 2012년 5.3년으로 줄어든 이후 2013년 5.7년, 2014년 6.1년으로 해마다 0.4년씩 증가하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폭이 크다.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0.5년), 부산(0.5년), 인천(0.5년), 대구(0.5년)도 각각 0.5년씩 늘며 예년 대비 전세자금 마련 기간이 늘었다. 이처럼 전세 자금 마련기간이 증가하는 것은 소득이 증가하는 것보다 전세금이 증가하는 폭이 더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도시근로자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2014년 5210만원에서 지난해 5322만원으로 2.1%증가한 데 비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같은 기간 3억1864만원에서 3억7800만원으로 18.63% 증가했다.
전세금 상승폭이 큰 이유는 장기적인 저금리 기조로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전세물건이 귀해졌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재건축·재개발사업 진행에 따른 이주수요 증가 역시 전세물건 부족과 가격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집주인의 월세 선호현상으로 인한 전세물건 부족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전세가격 상승과 도시근로자의 전세자금 마련에 대한 부담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