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시장은 그야말로 청약 광풍의 시기였다. 마치 숨바꼭질 놀이를 하듯 건설업계는 다양한 상품을 쏟아내면서 그동안 꼭꼭 숨어 있던 실수요자, 투자자 등을 모두 찾아내 계약서 작성 테이블로 이끌어 냈다.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2~3년간 중대형보다는 중소형 위주의 아파트가 공급됐다는 사실이다. 핵가족화 영향도 있지만 그만큼 실속을 강조하는 수요자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건설업계는 부동산시장이 전체적으로 안정된 상태로 흘러갔으면 하는 것이 올해의 희망이 아닐까 생각한다.
경기의 흐름에 따라 울고 웃는 것이 부동산시장이긴 하지만 그래도 지난해의 호황을 꾸준하게 이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여러가지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 공급과잉은 물론 대출규제 강화, 미국발 금리인상 가능성 등. 여기에 더해 중국발 저성장 쇼크, 저유가 지속에 따른 디플레이션 공습 우려 등 시장상황이 녹록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과거 건설업계는 아이러니하게도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10년 주기로 거치며 많은 업체의 희비가 엇갈린 시기가 있었다. 탄탄한 기업이라고 생각했던 기업조차도 부도와 법정관리, 워크아웃으로 내몰리는 등 한동안 부동산 시장은 침체의 늪에 빠져들었다. 10주기를 겨우 1년 앞둔 시점에서 과연 부동산 시장의 호황을 꾸준하게 이어가며 업체들은 징크스를 극복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업계 동향을 살펴보면 올해 건설사들은 전년대비 공급물량을 대폭 줄이며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지난해 너무 많은 분양물량이 쏟아지기도 했지만 이에 따라 분양가도 차츰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치상으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42만여 가구(민영아파트기준)가 공급됐다면 올해는 약 31만9000여 가구로 공급 물량이 감소했다. 전체물량 중 약 60% 정도인 18만2000여 가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각 업체의 치열한 분양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올해는 가격이 좀 떨어지지 않겠냐는 기대심리가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예전처럼 급격하게 오르내리는 추세는 보이지 않을 것이란 게 필자의 견해다. 이제 명절이 지나면 곧 분양물량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도 초기의 분양물량들이 분양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따라 올해의 부동산시장 판도가 결정되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