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前 4만 가구 분양…역대 최고 수준
불안한 정국 이어지자 안정 최우선 여겨
분양가 낮추고 평면 다양화…품질 제고
3월 아파트 분양 시장에 큰 장이 선다. 전국에서 2000년대 들어 가장 많은 물량인 4만126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설 연휴,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이 있던 1~2월과 4월 총선을 앞두고 분양 물량을 대거 쏟아낼 예정이다. 각 건설사는 '완판'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주요 건설사의 전략은 브랜드타운 형성과 평면 차별화, 분양가 인하 등 특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브랜드타운을 형성하는 이유는 같은 브랜드 아파트가 몰려 있으면 건설사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데다 지역 공동체 형성으로 랜드마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건설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정비사업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조합은 설립단계부터 자금과 사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간 일반분양 청약자는 조합원보다 높은 분양가를 부담하면서 동·호수 배정은 상대적으로 불리했지만 올해는 일반분양 공급비중이 높아지면서 로열층 당첨 가능성이 커진 것도 공급 물량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2000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공급할 재개발·재건축 신규공급 물량(10만 가구)은 전체 분양물량 약 34만 가구 중 30%를 차지한다.
부동산 114 관계자는 14일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대출 가산금리 상승으로 자금마련 부담이 커진 가운데 여전히 조합에서 3.3㎡당 4000만원이 넘는 고분양가 책정을 고수한다면 청약결과와 달리 계약포기 사례가 발생할 수 있어 실수요자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물산은 이달 중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1957가구 규모의 래미안 블레스티지를 공급한다. 개포지구는 20년 이상의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대표적인 재건축정비사업 지역이어서 올해 재건축·재개발 분양 시장의 바로미터로 주목받고 있다. 분양가는 3.3㎡당 3700만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평택 비전 2차 푸르지오(528가구)와 일산에듀포레 푸르지오(1690가구)를 공급한다. 비전 2차 푸르지오는 기존에 분양 완료된 평택 비전 1차 푸르지오 761가구와 연이어 분양예정인 평택 비전 3차 푸르지오 636가구를 포함하면 1925가구 규모의 브랜드 타운을 형성한다. 평택지역은 주한미군 기지 이전을 비롯해 수도권 고속철도 지제역 개통, 삼성전자 고덕 산업단지 조성 등 인구유입 호재가 잇따른다.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는 일산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의 생활 인프라 시설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인근 신도시 전셋값 가격 수준인 900만원대로 책정될 예정이다.
포스코건설은 부산 연제구 연산동 연산2구역을 재개발한 '연산 더샵'(1071가구) 분양에 나선다. 이 중 조합원 몫을 뺀 549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일대에서는 7개의 도시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재개발 사업이 끝나면 이 일대가 신흥 주거 타운으로 탈바꿈될 전망이다.
대림산업은 미사강변 마지막 공공분양 물량인 652가구 규모의 'e편한세상 미사강변' 공급에 나섰다. 일대에서는 연말까지 8747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으며 7600여가구가 신규로 공급된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1260만원으로 시세보다 100만원 이상 저렴한 반면 지하철 5호선 연장선과 9호선 연장선 개통 등의 호재로 수도권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이 1억원 가까이 붙었다.
한편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 1∼2월 집단대출을 제외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사실상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 이전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는 대출 규제가 부동산 시장 위축을 불러 올까 노심초사 중이다. 반면, 금융당국은 가계 대출 시장의 정상화 과정으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