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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스타인터뷰] '널 기다리며' 김성오 "같은 악역? 새롭게 표현할 방법은 다양하죠"

배우 김성오./손진영 기자 son@



김성오(37)는 기다렸다. 선이 악을 이기는 익숙한 패턴의 영화가 아닌, 조금 더 색다른 면이 있는 영화를 말이다. '널 기다리며'(감독 모홍진)가 바로 그런 영화였다. 또 한 번의 악역 변신이었다. 그럼에도 김성오로서는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한 사람으로 캐릭터에 접근하면 그 색다름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널 기다리며'는 15년 전 일어난 살인 사건으로 아버지를 잃은 소녀 희주(심은경)가 살인범이 풀려나기를 기다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영화다. 김성오가 연기한 기범이 바로 희주가 쫓는 살인범이다. 스릴러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캐릭터다. 그러나 기존 스릴러와 다르게 감정선이 명확한 인물이라는 점이 김성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부분의 스릴러 영화는 선과 악이 나오고 선이 악을 어떻게 물리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 흐름을 보여주잖아요. '널 기다리며'는 그렇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희주 캐릭터도 기존의 선한 캐릭터와는 달랐으니까요. 이 색다름이 관객에게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배우 김성오./손진영 기자 son@



김성오는 기범을 단순한 '살인마'가 아닌 한 '사람'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예를 들어 날카로운 칼이 있다고 하면 보통은 칼로 무언가를 썰거나 빛에 반사돼 날카로운 모습으로 칼을 표현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그 칼은 어떤 금속으로 만들어졌고 몇 번의 두드림과 담금질을 통해 만들어진 것인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기범 또한 살인마라는 형상화된 이미지보다는 기범이라는 사람 그 자체를 보여주고 싶었죠."

그의 말처럼 영화 속 기범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살인마와는 다르다. 출소와 동시에 형사 대영(윤제문)의 추궁을 받는 기범은 "나는 아무나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며 평범한 사람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관객 입장에서는 기범이 진짜로 희주의 아버지를 죽인 것인지 아리송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일련의 사건 속에서 기범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살인마인지가 드러나면서 영화의 긴장감도 서서히 고조된다.

김성오는 "기범은 우월감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기범의 첫 번째 살인은 충동적으로 일어났을 거라고 봐요. 그런데도 자신을 잡지 못하는 경찰의 모습에 우월감을 느끼기 시작한 거죠. 그리고 그런 우월감이 다른 살인으로 이어진 거고요. 감독님은 '격이 있는 살인마'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건 잘 모르겠어요(웃음). 제가 중점을 둔 것은 바로 기범이 지닌 우월감이었어요."

영화 '널 기다리며'./NEW



강렬한 악역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외적인 변화도 줬다. 체중을 16㎏이나 감량한 것이다. 결혼을 앞둔 상황이었음에도 오직 영화를 위해 체중을 감량했다. "감독님이 '머시니스트'에서 거식증 환자를 연기한 크리스찬 베일의 사진을 보여줬어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괴기스러운 몸을 만들면 기범의 캐릭터와 잘 접목이 될 것 같았죠. 물론 살을 빼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그 힘든 순간에도 '나는 우월감으로 사는 김기범이야'라는 생각으로 버텼어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유치한 생각이죠. 그 고통마저도 캐릭터로 만든 거라고 할까요(웃음)."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다. 편집 과정에서 기범의 캐릭터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 삭제됐기 때문이다. 영화 속 중요한 관계로 등장하는 기범과 친구 민수의 이야기가 제대로 표현되지 못한 것이 그렇다. 그래서 김성오는 영화가 잘 돼서 감독판이 나오기를 내심 바란다. 다소 불편할 수도 있는 영화지만 그 불편함마저도 관객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배우 김성오./손진영 기자 son@



김성오가 대중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킨 것은 영화 '아저씨'의 악역 종석이었다. 이후 한동안은 비슷한 악역 캐릭터 제안을 받았다. 속상한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같은 악역이라도 각각의 캐릭터마다 다른 인물이 있다"는 믿음에서다. 그래서 김성오는 "더 좋은 아이디어로 악을 새롭게 표현할 수 있다면 평생 악역을 한다고 해도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널 기다리며'의 기범에게서 김성오의 연기관을 엿볼 수 있다.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연극 무대부터 활동해온 김성오는 영화 '아저씨'와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발판으로 삼아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김성오는 "꿈을 이뤘다고 하기에는 아직 멀었다"며 "히딩크 감독님의 말처럼 배가 고프다"며 웃었다. 최근 어깨 수술을 받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그는 "많이 쉬었으니 얼른 나아서 다시 현장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를 향한 그의 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배우 김성오./손진영 기자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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