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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7일 간의 '세기의 대결'이 남긴 인공지능의 미래, 그리고 인간의 가치

지난 7일 동안 온 국민의 관심은 인간과 인공지능이 펼치는 '세기의 대결'에 쏠렸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법한 인공지능이 생각보다 빨리 현실로 다가왔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경탄과 탄식을 동시에 보냈다. 그러나 인공지능에게 끝까지 지려고 하지 않는 인간의 모습에는 존경과 경외감을 보냈다.

◆인공지능 가능성 확인

인공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세계 최고수인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시작한 것은 지난 9일부터였다. 5판 3승제로 진행된 이번 대결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세돌 9단의 우세를 점쳤다. 앞서 체스에서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패배한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바둑은 돌을 놓는 경우의 수가 우주의 원자보다 많은 복잡성 때문에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기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1국에서 이세돌 9단이 186수 만에 불계패(기권패)를 선언하자 바둑계는 물론 이를 지켜보던 모든 이들이 충격에 빠졌다. 다음날 이어진 2국에서도 이세돌 9단이 211수만에 불계패를 당한데 이어 3국에서도 176수 끝에 돌을 던지자 사람들은 바둑마저도 인공지능에게 꺾였다며 탄식했다.

이번 세기의 대결은 인공지능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낳았다. 구글 딥마인드로서는 인공지능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 대국의 의미가 있다.

◆인공지능, 창의성 넘보기 힘들듯

알파고는 경우의 수를 나무 구조로 병렬 배치해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하도록 돕는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 알고리즘과 인간 뇌의 신경망을 본떠 만든 '심층 신경망' 기술로 설계됐다.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을 통해 방대한 경우의 수에서 표본을 추출, 승률을 계산한 다음 심층 신경망을 활용해 최적의 한 수를 찾아내 돌을 두는 것이다. 여기에 자체 강화학습인 '딥러닝'을 통해 스스로 판단하고 추론하는 능력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현존하는 최고의 인공지능으로 여겨진다.

사실 인공지능은 알파고의 등장 이전에도 우리 실생활 깊숙한 곳에서 그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IBM이 만든 인공지능으로 인간 의사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질병을 진단하는 '닥터 왓슨', 그리고 금융권에서 사용되는 자산관리서비스(로보어드바이저) 등이 대표적인 예다. 알파고는 이들 인공지능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사례로 인공지능 발전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다.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는 "알파고 같은 (자가학습) 인공지능이 계속 발전하면 20~30년 뒤에는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그럼에도 인간만의 고유 영역인 창의성이나 예술의 본질까지 인공지능이 넘보기에는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인간의 가치 재확인

일각에서는 인공지능이 현실화한다면 인간의 일자리마저 빼앗길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다보스포럼에서는 2020년까지 500만개 넘는 일자리가 로봇, 인공지능,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도 702개 직업을 대상으로 '이 직업의 모든 작업이 컴퓨터에 의해 수행 가능한가'를 분석해 미국에 있는 직업 중 47%가 10~20년 안에 대체되거나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인공지능이 새로운 산업혁명을 일으킬지 아니면 인류를 파괴시키는 기술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백종현 서울대 명예교수는 "로봇 윤리보다는 노동 윤리가 더 중요하고 노동의 재배치를 통해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거기에 로봇을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인공지능에 앞서 인간다운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이번 대국은 인공지능에게는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이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3국까지 내리 패배를 당했던 이세돌 9단은 연패에 흔들리지 않고 알파고의 단점을 파악해 4국에서 마침내 승리를 거뒀다. 3연패를 당한 뒤에도 "인간이 진 것이 아니라 이세돌이 진 것"이라며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서 사람들은 인간적인 가치의 의미를 다시금 확인했다. '세기의 대결'은 인공지능의 미래와 동시에 인간의 가치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우리에게 남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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