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 세계랭킹 1위인 원윤종(31)-서영우(25)가 고(故) 맬컴 로이드 봅슬레이 대표팀 코치를 대신해 상을 받는 자리에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두 선수는 16일 서울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1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우수지도자상을 수상하게 된 로이드 코치의 대리 수상자로 나왔다.
시상대에 오른 두 선수는 준비해둔 편지를 읽었다. 그러나 먼저 편지를 읽으려 했던 원윤종은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한 나머지 뒤로 돌아 한참 동안을 흐느꼈다.
대신 편지를 전달받은 서영우가 편지를 차분하게 읽기 시작했다. 서영우는 "아직도 호탕한 웃음을 지었던 코치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코치님 영전에 바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5 소치 동계올림픽 직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고 맬컴 로이드 봅슬레이 대표팀 코치는 원윤종-서영우를 세계적인 선수로 끌어올리며 한국 봅슬레이의 수준을 격상시켰다. 그러나 지난 1월 캐나다 자택에서 향년 68세로 세상을 떠나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시상식에서 원윤종은 지난 5차 월드컵 우승 후 로이드 코치의 미망인으로부터 받은 메달을 매고 나왔다. 그는 "부인께서 코치님의 유언을 메달에 새겨 전달해주셨다. 이 메달은 그 어떤 메달보다 우리에게 소중하다"라고 말해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원윤종과 서영우는 이날 시상식 최고의 영예인 MVP도 수상했다. 두 선수는 열악한 훈련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기량 발전에 힘써 2015~2016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8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랭킹과 IBSF 랭킹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내며 한국 봅슬레이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우수선수상은 세계선수권·아시아선수권·아시안게임을 석권하고 리우 올림픽에서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태권도의 이대훈, 그리고 세계양궁연맹(WA) 월드컵 파이널에서 역대 최연소 챔피언에 등극하며 세계랭킹 1위가 된 최미선이 받았다.
우수단체상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배드민턴 남자복식 이용대-유연성에게 돌아갔다.
신인상은 2015~2016시즌 세계랭킹 2위을 차지하며 한국 스켈레톤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윤성빈과 피겨종합선수권에서 최연소로 우승한 '제2의 김연아' 유영이 차지했다. 공로상은 한국 여자탁구의 산 증인으로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체육인들의 열악한 복지 환경 개선에 앞장서온 이에리사 의원이 수상했다.
코카콜라 체육대상은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우수 선수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1995년 출범한 아마추어 스포츠 시상식이다. 그동안 다양한 종목에서 500여 명의 선수, 지도자들을 격려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