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6시즌 프로농구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전주 KCC가 선수들의 부진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KCC는 고양 오리온과 맞붙게 된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에서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승진(221㎝), 허버트 힐(203㎝) 등 장신 선수들과 안드레 에밋, 전태풍 등 개인기와 득점력을 겸비한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1차전에서 4쿼터 역전에 성공하며 82-76으로 승리했을 때만 하더라도 KCC의 상승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2차전과 3차전에서 각각 99-71과 92-70으로 패배하면서 시리즈의 분위기가 오리온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KCC는 두 경기 모두 20점이 넘는 차이로 오리온에 승리를 내줬다. KCC가 이렇게 어려운 승부를 펼친 것은 팀의 주축인 에밋과 하승진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밋은 그동안 펼쳐진 세 번의 챔피언결정전에서 평균 22점을 넣었다. 4강 플레이오프 네 경기의 평균 33.8점보다 11점이 줄기는 했어도 22점 자체는 나쁘지 않은 득점력이다.
하지만 1차전 KCC가 4쿼터 역전에 성공한 뒤 점수 차를 벌리는 득점을 올린 것이 의미가 있을 뿐 2차전과 3차전에서는 중요할 때 넣어준 점수가 거의 없다. 오리온 김동욱의 수비에 막혀 있고 뚫는다 해도 이내 달라붙는 다음 수비수들에게 시달리기 일쑤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골밑을 장악했던 하승진도 챔피언결정전에서는 9점, 10.7리바운드로 반감된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3차전에서 리바운드 15개를 걷어냈지만 이중 다수는 골밑 슛에 실패하고 이를 자신이 다시 잡아넣는 것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나온 리바운드였다.
KCC는 세 경기를 하면서 리바운드에서 한 번도 오리온에 앞서지 못하는 등 장점인 높이의 우위 자체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25일에 열리는 4차전에서도 KCC가 경기를 오리온에 내준다면 분위기 반전이 어려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