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부진에 빠진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볼티모어 지역 방송 '더 미드애틀랜틱 스포츠 네트워크(MASN)'의 마크 비비아노 기자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댄 듀켓 볼티모어 단장이 '김현수는 25인 로스터에서 제외될 것이며 조이 리카드가 주전 좌익수를 맡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크 비비아노 기자에 따르면 듀켓 단장은 "김현수가 마이너리그로 갈 가능성이 있다. 김현수는 이곳에서 성공하길 원하고 멀리 보고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수는 볼티모어와 계약할 당시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포함했다. 마이너리그에 가게 된다면 본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듀켓 단장의 말은 김현수가 마이너리그행에 동의했다는 걸 암시한다.
앞서 미국 언론은 김현수의 마이너리그행을 예측했다. 미국 폭스스포츠 칼럼니스트 켄 로즌솔은 3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김현수가 개막 로스터 25인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와 함께 "마이너리그 강등에는 김현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김현수는 트리플A행을 받아들일 전망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빅리그 입성의 꿈을 안고 미국에 도착한 김현수는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성적으로 팀내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30일 미국 플로리다주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선발 출전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김현수는 26일 대타로 등장한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선발 출전 경기는 26일 뉴욕 양키스전이다. 정규 리그 개막을 앞두고 주전 선수 대부분은 시범경기에서 3∼4타석을 소화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현수의 연이은 결장이 부정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김현수는 올해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타율 0.182(44타수 8안타)로 부진하다. 현 상황에서는 김현수의 개막 엔트리 합류도 어렵다.
김현수는 마이너리그 강등을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볼티모어가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경기력을 키우고 메이저리그로 올라오라"고 제안한다면 거부할 명분이 없다.
윤석민처럼 한국으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2014년 볼티모어와 3년 계약한 윤석민도 김현수와 마찬가지로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계약 내용에 포함했다. 그러나 한 차례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 노포크 타이즈에서만 뛰다 2015년 3월 KIA 타이거즈로 복귀했다.
만약 김현수가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였다면 최선은 트리플A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려 최대한 빨리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