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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영화는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매주 수많은 영화가 개봉한다. 이들 영화를 모두 챙겨볼 수는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특정한 기준으로 영화를 선택한다. 그 기준으로 가장 손쉽게 쓰이는 것이 바로 별점이다. 영화에 대한 기대와 만족도를 수치로 표현한 만큼 영화를 고르는 데 가장 쉽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점처럼 영화를 수치화해서 평가하는 것이 늘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영화와 같은 창작 예술은 사실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다. 다양한 맥락과 시선 속에서 창작물은 끊임없이 의미를 만들어내고 그 의미를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런 평가가 수치화되는 순간, 그 숫자는 오직 하나만을 이야기하게 된다. 이 작품이 재미있는지 재미없는지에 대한 평가가 되는 것이다.

지난주 개봉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은 개봉 전 예상 밖 혹평으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의 평을 합산해 영화의 신선도를 평가하는 영화 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로부터 신선도 29%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슈퍼히어로의 대결을 그렸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기대작으로 손꼽힌 작품이었다. 높은 기대치에 비해 저조한 평가는 관객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런데 로튼토마토의 평가에 대한 다소 의아한 반응이 있었다. 로튼토마토의 평가를 근거로 '영화가 망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그랬다. 영화가 정식으로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로튼토마토 지수만으로 '망한 영화'로 낙인찍을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배트맨 대 슈퍼맨'에 대한 반응은 개봉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재미있다'와 '재미없다' 사이에서 이야기가 오갈 뿐 '무엇이' 재미있고 재미없는지, 그리고 '왜' 재미있고 재미없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배트맨 대 슈퍼맨'을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로튼토마토의 평가처럼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다. 그러나 단순히 재미만으로 평가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주제와 이야기의 설정은 흥미롭지만 이를 제대로 잘 풀어내지 못한 케이스다. 왜 이를 잘 풀어내지 못했는지를 이야기할 필요가 있는 영화다. 그러나 '배트맨 대 슈퍼맨'은 이런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이미 '재미없는 영화'로 평가가 끝났다. 모든 영화를 단순한 숫자로 성적매길 수 있는 것일까. 계속해서 고민하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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