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새로운 구장이다. 고척 스카이돔(이하 고척돔)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의 시대가 열린다. 넥센 히어로즈는 서울 구로구 고척돔에 들어선 고척 스카이돔을 홈으로 쓴다. 삼성 라이온즈는 가장 낡은 구장이었던 대구 시민야구장 대신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를 홈으로 쓰게 됐다. 이들 구장의 등장이 올해 KBO 리그에 어떤 활기를 불어넣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우천 취소 걱정 없는 고척돔
올해 넥센은 '홈 경기 우천 취소'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모든 홈 경기를 돔구장에서 치르기 때문이다. 장마철만 되면 일기예보를 확인하던 것은 이제 과거의 일이 됐다.
넥센의 염경엽 감독은 "'오늘은 확실히 경기를 한다'는 판단이 서면 팀 운영이 한결 편안해진다. 고척돔을 홈으로 쓰는 팀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넥센 팬도 일기예보를 확인할 필요 없이 홈 경기 예매를 할 수 있는 특권을 갖게 됐다.
고척돔은 개장 당시 시설 부분과 관련해 불편과 불만이 제기됐다. 그러나 넥센은 최근 서울시와 손잡고 관람객 편의 시설을 보완해 불편을 최소화했다.
포수 후면에는 총 261석 규모로 최고급 가죽 시트로 제작된 특별 좌석을 마련했다. 스카이박스도 총 16실·216석 규모로 준비했다. 관객들의 관중석 이동을 돕기 위해 약 1200석 가량을 제거하고 내·외야석에 49개의 통로를 추가로 개설했다.
다만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이 고척돔의 아쉬운 부분이다. 고척돔을 찾는 야구 팬들은 인근 구로 기계 공구상가(약 4000면), 중앙 유통단지(약 4000면), 롯데마트(약 800면), 고척 산업용품 종합상가(약 1000면)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넥센은 올해 '뛰는 야구'를 선언했다. 고척돔은 이전까지 홈으로 쓴 목동구장에 비해 면적 자체가 전체적으로 넓다. 홈플레이트부터 외야 펜스까지 거리로만 따져도 잠실구장 다음가는 규모다. 지난해 세운 홈런 1위 기록을 올해는 지키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이제 넥센은 넓은 외야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뛰는 팀으로 변할 것"이라며 새로운 각오를 드러냈다.
◆ 팔각형 구조의 독특한 라이온즈 파크
삼성은 그동안 홈 경기에서 늘 1만명의 관중만을 맞이해야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2만여 명이 넘는 관중과 함께 홈 경기를 치르게 됐다. 새로 들어선 라이온즈파크는 총 좌석 2만4300석에 최대 수용인원이 2만9100명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야구장이다.
삼성 주장 박한이는 라이온즈 파크를 바라보며 "이전 많은 관중 앞에서 더 힘을 내서 경기할 수 있다. 2만4000여명 관중 앞에서 한국시리즈 경기를 하고 싶다"고 뿌듯함을 나타냈다.
라이온즈 파크의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바로 독특한 구장 색깔이다. 국내 최초로 팔각형으로 건설된 구장이기 때문이다. 비대칭형 구장은 아니지만 그동안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각진 펜스는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전용 그라운드 흙과 천연 잔디를 깔아 '고급 야구장'의 위용을 갖췄다.
새 구장에서 삼성은 '홈런'을 노린다. 라이온즈 파크는 홈플레이트부터 중앙 펜스까지의 거리가 122m, 좌·우 펜스까지는 99.5m이며 펜스 높이는 3.2m다. 대구 시민야구장과 '기본 제원'은 비슷하지만 라이온즈 파크가 홈플레이트에서 좌중, 우중간의 거리가 좀 더 짧다. 삼성의 류중일 감독은 "홈 경기에서는 홈런과 피홈런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다른 구단도 고척돔과 라이온즈 파크에서 경기를 치른다. 목동에서는 홈런을, 대구 시민구장에서는 투수전으로 승부를 보던 팀들도 이제 새 구장에 맞춰 전술적인 변화를 갖춰야 한다. 아직까지는 낯선 두 구장에서 펼쳐질 야구가 2016년 KBO리그에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