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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부동산일반

[전문가가 본 부동산시장 원포인트] 냉혹한 경매시장

집값 떨어질 수 있는 시기에

부나방 같은 투자 지양하고

신중하고 이성적인 판단해야

정대홍 함스피알 차장.



부나방이 문학 작품에 꾸준히 등장하는 것은 광원(光源)에 대한 맹목성 때문이다.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불빛으로 달려드는 부나방은, 바로 그 '맹목'이라는 속성 때문에 덧없는 것들을 대표하는 대명사가 되버렸다.

요즘 경매시장에서도 이러한 부나방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경매시장이 대중화되면서 '가격적 메리트'라는 경매의 묘를 잊은 채 '아파트 낙찰'이라는 목표를 향해 무작정 달려드는 부나방 같은 입찰자들이 너무나도 많아졌다는 것이다.

부동산시장이 한창 위축됐던 2012년만 하더라도 아파트는 그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던 부동산이었다. 낙찰을 받아도 옛날처럼 웃돈 얹어 되팔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웠기 때문이다. 2번 이상 유찰되지 않은 물건은 입찰이 드물 정도였다.

실수요자 역시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과 차후 재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아파트를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덕분에 전세 보증금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던 것은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요즘 아파트 경매시장 분위기는 그 당시와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으로 달라졌다. 70%를 넘기기도 버거웠던 전국 아파트 평균 낙찰가는 감정평가액 대비 90% 선을 넘나들고 있다. 조금 괜찮아보이는 물건에는 그야말로 30명 안팎의 입찰자들이 몰려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아파트 공급이 모자랐던 지역이나 호재가 예고된 지역에서는 아파트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가기도 한다.

문제는 낙찰받은 다음이다. 낙찰받을 때는 좋았지만 차후 여하한 사정으로 물건을 되팔아야 할 때를 생각해보자. 매매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난 뒤 넉넉한 차익을 거두고 활짝 웃을 수 있는 낙찰자가 얼마나 될까.

이제는 예전처럼 비싸게 사도 차익을 남기고 팔 수 있을거란 예측은 무효하다. 소비자는 더 이상 적정가 이상으로 비싼 아파트는 구입하지 않는다. 더구나 지난해와 올해 아파트 시장에 신규 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일각에서는 '공급 과잉'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보수적으로 본다면 언제라도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징후이기도 하다.

이쯤에서 불빛 화려한 여름밤이 지나고 난 이른 새벽의 풍경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밝은 전등 아래 무리지어 떨어진 부나방을 본 일이 있을 것이다. '낙찰'을 위해 달려들다 떨어져버리는 '실패한 입찰자', 낙찰은 받았지만 실제로는 건진 게 없는 '성공한 실패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치밀하고 철저한 권리분석, 실거래가 정보를 기반으로 한 가격정보 수집, 이를 바탕으로 발품을 곁들여 산출해내는 합리적인 가격을 입찰표에 써내겠다는 이성이 필요하다.

특히 가격이나 입지 등 물건의 객관적 장단점 못잖게 '감정'이 의사결정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부동산 분야에서 '이성'은 결코 없어서는 안 될 방패이기도 하다. 아파트를 경매로 낙찰받고자 한다면, 본인 외에는 그 누구도 결과에 대해 책임져주지 않는 냉혹한 경제행위 중 하나가 바로 '경매'라는 점을 잊지 말고 부디 신중하게 그리고 후회없는 이성적인 입찰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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