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코리안 빅리거들이 맹활약을 펼쳤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는 빅리그 첫 안타에 득점까지 올리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동갑내기 '절친'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와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는 개막전에서 맞대결했다. 마이러리그 강등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는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한데다 팬들의 야유까지 받아 험난한 시즌을 예고했다.
박병호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2016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6번 지명 타자로 출전했다. 3타수 1안타를 치고 몸에 맞은 볼 1개를 얻어 두 번 출루했다,
박병호는 0-0이던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서 볼티모어의 두 번째 투수인 우완 타일러 윌슨을 상대로 깨끗한 중전 안타를 쳤다. 장내 아나운서는 박병호가 이날 데뷔전을 치르는 루키라는 점과 함께 첫 안타라는 사실을 방송으로 알렸다.
박병호는 볼티모어에 0-2로 끌려가던 7회 세 번째 타석에서 첫 몸에 맞은 볼로 출루했다. 이어진 에스코바르의 우월 1타점 2루타 때 3루에 안착한 뒤 커트 스즈키의 파울 플라이 때 홈을 밟아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박병호의 활약으로 팽팽했던 승부는 그러나 9회 볼티모어의 끝내기 안타로 2-3이 되면서 미네소타의 패배로 끝났다.
경기가 끝난 뒤 박병호는 "첫 경기부터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리려 했다"면서 "다만, 2-2이던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선두 타자인 내가 출루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인 박병호가 이날 파워도 뽐내고 첫 안타도 쳤다. 그에게 좋은 하루였다"며 박병호의 데뷔전 성적에 흡족함을 나타냈다.
'절친' 추신수와 이대호는 메이저리거로 다시 만나 맞대결을 펼쳤다.
같은 날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텍사스와 시애틀의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추신수는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텍사스 타선은 단 1안타에 그쳤다. 추신수는 밀어내기 볼넷으로 시즌 첫 타점을 신고하며 3-2 승리의 주춧돌을 놓았다.
이대호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팀이 2-3으로 뒤진 7회초 1사 1, 2루에서 대타로 메이저리그 첫 타석을 맞이했다. 그러나 아쉽게 삼진으로 물러났다.
한편 마이너리그행을 거부하고 메이저리그 최종 25인 로스터에 포함된 김현수는 이날 미네소타와의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대신 개막전을 맞아 진행된 식전 행사에는 참여했다. 그러나 김현수는 팬들의 유례 없는 야유를 받았다. 김현수가 시범경기 부진에도 마이너리그가 아닌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포함된 데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는 이날 벤치를 지켜 박병호와의 '코리안 더비'는 성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