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 바로 극장이다. 멀티플렉스의 등장 이후 극장은 이제 단순히 영화를 보는 공간을 뛰어넘어 여가를 즐기고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 중이다. 극장 또한 다양한 상영 시스템과 부대시설로 많은 이들에게 영화 관람 이상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드라마와 K팝을 넘어 한국 대중문화 전반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한류 3.0'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극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의 대표적인 멀티플렉스 상영관인 CJ CGV와 롯데시네마는 국내에서의 극장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의 극장 문화를 전파함과 동시에 한국영화를 소개할 수 있는 창구로서 한류 전파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청두에 들어선 CGV의 글로벌 100호점 CGV 청두 롱후진난./CJ CGV 제공
◆ CJ CGV, '글로벌 넘버1' 도약 노려
CJ CGV는 2006년 중국 상하이에 글로벌 1호점을 설립한 이후 미국·베트남·인도네시아·미얀마 등 전 세계로 극장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100호점을 돌파한 CJ CGV는 2020년까지 전 세계 1만개 스크린 구축으로 '글로벌 넘버1' 극장 체인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지난 4일에는 터키 최대 영화사업자인 마르스 엔터테인먼트 그룹을 인수하며 글로벌 멀티플렉스로서의 위상을 강화했다. 이번 인수 계약을 통해 CJ CGV는 국내와 해외 6개국에 332개 극장 2589개 스크린을 보유하게 됐다. 이는 완다(중국), 리갈(미국), 시네마크(미국), 시네폴리스(멕시코)에 이어 전 세계에서 5번째에 해당하는 규모다.
CJ CGV가 해외 진출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 문화기업을 육성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외 시장에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두각을 나타냈던 한국 경제가 최근 중국의 대두로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한류를 기반으로 한 문화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 CJ CGV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국내 극장 사업이 포화 상태에 이른 것도 CJ CGV로 하여금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하고 있다.
CJ CGV는 단순한 극장 진출을 넘어 극장 문화의 전파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감체험 특별관인 '4DX', 극장 양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스크린X', 반구형태로 몰입도를 극대화한 '스피어X' 등 자체 개발한 상영 기술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한·중영화제, 한·인니영화제, 한·베트남영화제 등을 통해 한국의 문화 콘텐츠도 적극적으로 해외에 전파하고 있다. 현지 영화 산업에 도움이 되고자 '토토의 작업실' '찾아가는 영화관' 등의 사회 공헌 활동도 진행 중이다.
CJ CGV는 해외 진출에는 한국영화를 해외에 소개할 수 있는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영화 산업 미디어 포럼에서 CJ CGV의 서정 대표이사는 "미국은 전 세계에서 통용 가능한 콘텐츠로 승부를 건다. 하지만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해외에 극장이 없다면 한국 영화가 진출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K팝' 'K드라마'라는 말은 있지만 'K무비'라는 말은 없다. 영화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지만 존재감은 아직 없다. 'K무비'라는 말이 쓰일 수 있게 CGV가 그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 롯데시네마 계열사 시너지 극대화
롯데시네마는 CJ CGV보다 2년 늦은 2008년부터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현재는 중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극장 사업을 확대 중이다. 롯데시네마는 그룹 계열사와 함께 해외 현지에 진출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먼저 베트남에서는 2008년 5월 한국·베트남 합자회사인 DMC(Diamond Cinema Joint Venture Company)를 인수해 현지 극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같은 해 12월 호치민시에 들어선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 롯데시네마 남사이공관을 개관했다. 2011년 12월 31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프리미엄급 상영관인 롯데시네마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관을 개관하며 베트남 극장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롯데시네마는 2016년 3월 기준으로 베트남에서 총 23개 영화관 103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 영사 시스템과 3D 영사기를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음향 시스템과 편안한 좌석으로 경쟁사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리아 등 유통 계열사와의 공동 마케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베트남 전국에 상영관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2010년 10월 동북삼성의 중심지인 선양시에 처음 진출했다. 2016년 3월 기준으로 총 11개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14년 9월 개관한 롯데시네마 심양 롯데월드는 16개 스크린에 총 3191석 규모로 인근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중국 관객 취향에 맞는 다양한 스페셜관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강소성 소주시 공업원구에 들어선 롯데시네마 공업원구관에는 한류 열풍의 주역인 배우 박해진의 이름을 딴 브랜드관 '박해진관'이 들어섰다.
롯데시네마 측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영화시장인 중국에 철저한 시장조사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한국형 멀티플렉스를 중국에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인력의 현지화에도 힘쓰고 있다"며 "해외에서의 영화 관람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계열사 동반 입점 등 유리한 장점을 토대로 지속적인 확장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