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률 0.35%로 예년에 비해 안정세
서울은 전월세 거래량도 전년比 줄어
입주물량·월세 늘어 전세난은 없을 듯
전셋값 상승률이 지난 2009년 이후 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0일 한국감정원 월간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1·4분기(1∼3월) 주택 전셋값은 0.35%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인 1.07%에 비해 오름폭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전 세계가 휘청거렸던 2009년(-1.16%) 이후 1·4분기 변동률로는 가장 낮다.
통상 2∼3월은 설 연휴가 지나고 3∼5월 봄 이사 수요가 미리 전셋집 마련에 나서면서 가격이 오르는 게 보통이다. 올해는 일부 국지적인 전세난을 제외하고는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유지 중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셋값 고공행진으로 이사 비용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살던 집에 계속 눌러 살면서 전세 보증금을 올려주거나 인상분 만큼 월세로 전환해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전세 물건은 없고 매매가격은 비싸다보니 월세로 돌아서는 세입자가 늘면서 순수 전세 주택의 가격 인상폭이 예년에 비해 둔화된 경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또 2년 단위인 임대차 계약이 홀수해에 많이 이뤄져 전셋값이 오르고 짝수해에는 덜 오르는 게 영향을 미친것으로 풀이했다.
제2신공항 건설과 외국인 투자 등이 잇따르는 제주도가 1.56%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올랐고 ▲세종시(0.73%) ▲경기도(0.50%) ▲서울(0.49%)이 상승했고 대구(-0.37%), 충남(-0.18%), 전남(-0.12%)은 하락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0.49% 올랐다. 지난해 1.50%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2009년(-1.40%) 이후 최저 상승률이다. 서울과 경기, 인천 전셋값은 각각 0.74%, 0.70%, 0.62% 올랐지만 지난해(서울 1.98%, 경기 2.27%, 인천 1.76%)와 비교하면 크게 밑도는 수치다.
지방은 제주도(2.06%)와 세종시(1.10%)·부산(0.89%)을 제외하면 큰 폭의 상승세는 없다. 특히 대구는 최근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하면서 1·4분기 전셋값 상승률이 -0.54%로 가장 많이 하락했다.
연립주택과 단독주택 전셋값은 0.20%, 0.13% 상승했다. 지난해 오름폭(0.65%, 0.24%)의 절반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1분기 매매 거래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도 전월세 시장이 안정세를 유지한 것은 전세 재계약 선호, 월세 전환 가속화, 입주 물량 증가 때문으로 분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봄 전세시장은 신혼부부 수요가 남아 있어서 안심할 수 없다"며 "다만 올해는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입주물량과 월세 전환이 늘고 있어서 지난해 수준의 전세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