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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부동산일반

'부동산이 뭐길래', 정치지형까지 바꾸다

[메트로신문 김승호 기자]부동산이 정치 지형까지 바꿔놓았다.

택지지구, 신도시 개발 등으로 대규모 아파트가 입주해 새로운 인구가 유입되면서 기존 여당 대신 야당으로 색깔을 바꿔놓은 현상이 이번 4·13 총선에서 나타난 것이다.

여당 꼬리표만 달면 누구라도 당선이 가능해 '여당 텃밭'으로 인식됐던 서울 강남권, 그 중에서도 강남구을과 송파구병 이야기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강남구을 개표를 마감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후보(51.46%)가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44.41%)를 물리치고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전날 투표 마감 직후 발표한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선 현역인 김 후보가 전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강남에선 14대 총선 때 민주당 홍사덕 후보가 당선된 이후 야당 인사들이 한 번도 금뱃지를 달지 못했다.

치과의사 출신 가운데 처음 사법시험에 합격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 전현희 당선자도 18대 국회에선 비례대표로 활동하다가 19대 때는 공천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도전해 강남에 야당 깃발을 꽂게 됐다.

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하늘나라에 있는 남편도 기뻐해 줄 것"이라고 당선소감을 밝히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전 당선인 남편은 김헌범 전 창원지법 거창지원장으로 재작년 교통사고로 작고했다.

송파구병에선 현역의원으로 3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김을동 후보(39.69%)가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후보(44.88%)에게 무릎을 꿇었다.

배우 송일국씨의 모친이자 '삼둥이'의 할머니로 잘 알려진 김 후보는 당에서 최고의원을 맡고 있는 중진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등 시민단체 활동을 주로하다 19대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남인순 후보가 '텃밭'을 자처하던 김을동 후보를 송파구병에서 물리친 것이다.

'강남벨트'에서 나타난 이 같은 여당의 균열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강남 민심의 배반, 기성세대와 생각이 다른 젊은 세대의 투표 참여, 새로운 인구의 유입 등이 그것이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기존 강남을이 을과 병으로 나눠지는 과정에서 을 쪽은 구룡마을과 임대주택이 많은 쪽이 중심이 되는 등 지형적 변화가 있었던 것이 새누리당이 일부 지역구에서 패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이번 총선 결과 두 선거구에서 새누리당이 패배한 것은 부동산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부동산의 정치학이다.

강남구을에 포함된 세곡동의 경우 올해 선거에서 유권자는 3만3459명으로 4년전 선거때의 8937명에 비해 무려 2만4522명이나 늘었다.

이 기간 같은 지역구인 개포1동(1만9105→1만8739명), 개포4동(1만9278→1만7186명), 일원2동(1만5606→1만3771명) 등은 유권자가 준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로, 지난 4년 사이 세곡동을 포함한 자곡동, 율현동으로 불리는 세곡지구에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입주해 유입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세곡푸르지오(912세대), 래미안포레(1070세대), 래미안강남힐즈(1020세대), 강남한양수자인(1304세대) 등이 2012년부터 2014년 사이 입주한 주요 아파트들이다.

세곡동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세곡지구에는 '시프트'로 불리는 장기전세아파트를 비롯해 중소형 아파트가 많아 젊은층이 대거 이사왔다"면서 "이들이 이번 총선에서 야당을 많이 지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인구 신규 유입에 따른 이같은 판세 변화는 새로 편입된 위례동이 위치한 송파구병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된 위례신도시는 총 4만5000여 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19대 때 유권자가 전무했던 위례동은 이번 총선에선 9218명으로 늘어났다.

수십표, 또는 수백표 차이로도 의원 색깔이 결정되는 마당에 부동산 시장 변화로 수 천, 수 만명의 인구가 편입되면서 선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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