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는 빅리그에서도 건재했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최장거리의 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 두 번째 홈런이다.
박병호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 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의 홈 경기에서 7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5-4로 앞선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에인절스의 불펜투수 조 스미스의 5구째 시속 79마일 슬라이더를 공략해 가운데 담을 훌쩍 넘기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이날 박병호의 홈런은 지난 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경기에서 터뜨린 솔로포에 이은 두 번째 홈런이다. 박병호는 6경기 만에 거포 기질을 재가동했다.
비거리는 무려 462피트(140.8m)로 기록됐다. 이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홈런 가운데 최장거리다.
앞선 타석에서 박병호는 볼넷으로 한 차례 1루를 밟았다. 2-0으로 앞선 1회말 2사 1, 2루에서는 에인절스 선발 제레드 위버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 출루했다. 시즌 네 번째 볼넷이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로 진루하지는 못했다.
3-4로 뒤진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위버의 4구째 시속 81마일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하지만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4-4로 맞선 5회말 2사 2, 3루의 기회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한 박병호는 바뀐 투수 코리 라스무스의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시속 85마일 슬라이더를 노렸다. 하지만 좌익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박병호의 타율은 0.179에서 0.194로 올랐다. 전날 박병호의 활약으로 시즌 첫 승을 기록한 미네소타는 이날도 박병호의 솔로 홈런에 힘입어 6-4로 승리하고 2연승을 이어갔다.
경기가 끝난 뒤 박병호는 폭스 스포츠와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슬라이더를 쳤고, 잘 맞아서 넘어갈 것으로 생각했다"고 홈런 당시의 상황을 돌아봤다.
이어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도 (이런 큰 홈런을) 쳐본 적 있다"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박병호는 "이제 홈런도 나왔지만, 어제는 연패를 끊었고 오늘은 다 같이 댄스파티를 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은 박병호의 홈런에 대해 "인상적이었다"면서 "이제야 비로소 그가 자신의 응원곡으로 '붐'을 고른 이유를 알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박병호의 활약에 현지 언론도 칭찬을 쏟아냈다. 파이어니어 프레스는 이날 '트윈스의 홈런이 팀을 2연승으로 이끌었다'는 제목의 기사로 박병호의 홈런 소식을 전했다. 이 매체는 "박병호가 점점 본색을 드러내는 것 같다"며 앞으로의 활약에도 기대를 나타냈다.
한편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전에 5-8로 끌려가던 7회초 등판, 2이닝을 1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다시 한 번 무실점 경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8-9로 패했다.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는 뉴욕주 뉴욕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방문 경기에 7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3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도 0.231에서 0.250(16타수 4안타)으로 올랐다. 시애틀은 3-2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