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지난 22일 오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시빌 워' 아시아 정킷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 루소 감독과 배우 세바스찬 스탠, 크리스 에반스, 안소니 마키./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우리의 임무는 최대한 많은 사람을 구하는 것이야. 그러나 모든 사람을 구할 수는 없어."
슈퍼히어로는 초인적인 능력으로 세상을 구한다. 그러나 세상을 구하려는 행동은 때때로 또 다른 피해로 이어진다. 슈퍼히어로도 정부의 통제를 받아야 할 것인가. 오는 27일 개봉하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이하 '시빌 워')는 던지는 질문이다.
'시빌 워'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3단계를 여는 첫 작품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하는 작품들이 공유하는 하나의 세계관을 뜻한다. '시빌 워'는 그동안의 작품들에서 어벤져스 팀으로 활약해온 슈퍼히어로들이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 팀으로 나뉘어 대결한다는 내용으로 화제를 모았다.
(왼쪽부터) 지난 22일 오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시빌 워' 아시아 정킷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 루소 감독과 배우 세바스찬 스탠, 크리스 에반스, 안소니 마키./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지난 22일 오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시빌 워' 아시아 정킷 기자회견에서 영화의 공동 연출자 중 한 명인 조 루소 감독과 주연 배우 크리스 에반스(캡틴 아메리카·스티브 로저스 역), 세바스찬 스탠(윈터솔져·버키 반스 역), 안소니 마키(팔콘·샘 윌슨 역)를 만났다. 조 루소 감독은 "2년 동안 준비한 작품을 소개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설국열차'로 한국과 친숙한 크리스 에반스는 "한국영화 산업은 늘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나타냈다.
할리우드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슈퍼히어로 영화는 최근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영화를 연출한 조 루소·안소니 루소 형제 감독은 전작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를 통해 슈퍼히어로 영화가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장르임을 증명해보였다. '시빌 워'에 대한 높은 기대감은 이들 감독에 대한 기대이기도 하다.
두 감독은 '시빌 워'를 만들면서 기존 히어로 영화와의 차별화에 중점을 뒀다. 조 루소 감독은 "슈퍼히어로 영화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그렇기에 차별화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형제는 심도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 그리고 기존의 것을 변화시켜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희열을 느낀다"며 "스토리텔링과 페이소스, 유머와 액션의 균형을 맞추는데 신경썼다"고 연출의 주안점을 설명했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의 주역인 크리스 에반스는 '시빌 워'의 장점으로 선악 구도에서 벗어나 슈퍼히어로들끼리 대결을 펼치는 점을 꼽았다. 그는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팀을 나눠 싸운다는 것이 우리 영화를 다이내믹하게 만들어준다"며 "선악의 대결이 아닌 친구와 가족이 서로 다른 입장 차이로 싸우는 것이기에 상처도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어벤져스' 시리즈 못지않게 많은 슈퍼히어로들이 등장한다. 캡틴 아메리카·아이언맨·블랙 위도우·호크아이·팔콘·스칼렛 위치·비전·워머신·앤트맨 등이 모습을 비춘다. 여기에 스파이더맨과 블랙팬서 등 새로운 캐릭터가 가세해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이에 일각에서는 '어벤져스' 2.5편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영화의 중심에는 제목처럼 캡틴 아메리카가 있다. 크리스 에반스는 "캡틴 아메리카에게 '시빌 워'는 기존의 삶과 새로운 삶 사이에서의 갈등"이라며 "악당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상황 속에서 싸움을 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새로운 묘미"라고 설명했다. 조 루소 감독은 "'퍼스트 어벤져'에서는 흑백 논리를 따르는 순종적인 군인이었던 캡틴 아메리카가 이번 '시빌 워'에서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제도권 밖에서 추구하는 인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지난 22일 오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시빌 워' 아시아 정킷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우 크리스 에반스./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속에서는 슈퍼히어로로 치열한 대결을 펼쳤지만 영화 밖에서는 유쾌함이 가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에게 캡틴 아메리카 팀과 아이언맨 팀의 싸움에 누가 이길 지를 물었다. 극중에서 캡틴 아메리카 팀 소속으로 활약한 세 배우는 "당연히 우리가 이긴다"며 입을 모았다. 안소니 마키는 "우리는 젊고 근육도 있는 반면 아이언맨 팀은 나이도 많고 근육도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물론 이들의 싸움의 진짜 결말은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빌 워'는 오는 27일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