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손진영 기자 son@
'올드보이' '박쥐'에 이어 신작 '아가씨'로 칸영화제에 세 번째로 초청을 받은 박찬욱 감독이 제작보고회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영화 '아가씨'의 제작보고회는 2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방송인 박경림이 사회를 맡았으며 박찬욱 감독과 주연 배우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이 참석했다.
'아가씨'는 오는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개막하는 제69회 칸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한국영화로는 4년 만에 초청됐다. 박찬욱 감독은 "솔직히 경쟁부문에 초청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가씨'는 예술영화가 모이는 영화제에 어울릴까 싶을 정도로 명쾌하고 모호한 구석이 없는 후련한 영화"라며 "경쟁부문에 초청된 만큼 칸에서 영화를 어떻게 봐줄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 받은 아가씨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네 사람이 서로 속고 속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국 소설가 사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를 각색했다.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를 함께 했던 임승용 프로듀서와 오랜만에 손을 잡고 '아가씨'를 연출했다. 박 감독은 "'올드보이' 때와 데자뷔를 느꼈다"며 "그때도 임승용 프로듀서가 원작을 들고 다짜고자 안겨줬다. 이번에는 임승용 대표의 와이프가 먼저 '핑거스미스'를 추천해줬다. 아내도 나에게 권해 영화화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찬욱 감독은 늘 새로운 작품을 선보여왔다. 이번 영화에도 궁금증이 큰 이유다.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는 지금까지 만든 영화 중 대사가 제일 많고 주인공도 4명이나 돼 시간도 길다. 깨알 같은 잔재미가 있는 아기자기한 영화"라며 "제 영화들 중 가장 이채로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그동안 한 번도 작업해본 적 없는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했다. 하정우, 김민희, 조진웅이다. 박 감독은 "새로운 배우와 작업하는 것에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극중 하녀 역할로 캐스팅한 신인 김태리에 대해서는 "본능적인 직감에 의한 선택이었다"며 "자기만의 독특한 면이 있었고 주눅 들지 않고 자기 할 이야기를 다 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아가씨'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4일 칸영화제를 통해 첫 상영된다. 국내에는 다음달 2일 정식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