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서울 강남의 어느선원에서 서울약사대불 점안 대법회가 있었다. 완성까지는 6년이 걸렸다고 한다. 점안 대법회에는 정치권 인사들을 비롯해서 신도들과 시민들이 모여 서울약사대불의 완성을 함께 축하했다. 약사여래불은 중생들의 병을 치유해주는 부처로 한손에 약단지를 들고 있는 모습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약사여래불은 중생들의 질병을 치료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수명을 연장시켜주고 시달리는 몸과 더불어 사람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져 주고 보듬어 준다. 대부분의 큰 절에는 약사전 이라고 이름 붙여진 전각이 있고 약사여래불은 그 약사전에 자리를 잡는다. 강화도에 있는 전등사 순천의 송광사 양산의 통도사 등에 가보면 그 곳에도 약사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강남은 단순히 지명으로서의 강남으로 끝나지 않는다. 강남은 한국에서 부유함과 경제적 풍요의 상징이다. 부(富)가 넘쳐나는 곳이고 모든 재화가 몰려드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풍요로움이 있는 곳에는 그와 반대되는 것도 존재한다. 빈곤과 아픔이 그것이다. 부유함사이에서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병증이 나타나는 곳 그곳이 강남이기도 하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지만 불과 몇 십 년 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된 나라다.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고 급속하고 압축적인 성장으로 기적을 현실로 만들었다. 다른 나라에서 부러워할 보기 좋은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압축성장은 큰 후유증도 함께 남겼다. 돈을 벌기 위해 정신없이 뛰고 남들과 죽기살기식 경쟁을 해야 했고 성장만 추구했다. 그런 세월은 몸을 지치게 하고 정신을 병들게 했다. 우리 사회에 힐링과 치유가 유행처럼 번졌던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아픔이 너무 컸기에 힐링을 원했고 치유를 찾아 다녔다. 약사여래불은 아픔이 많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다. 지친 육체와 병들어 가는 정신을 보듬어 주고 회복시켜주는 부처야 말로 우리 사회가 원했던 부처일 것이다. 석가모니는 물질보다 정신을 부유하게 하라고 말씀했다.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을 소중히 여기라고 했다. 석가모니의 말씀과 반대로 우리는 정신보다 물질을 부유하게 만드는데 온힘을 쏟으며 살았다. 물질이 많아질수록 정신은 힘들어지고 병들어 가고 있었지만 그것을 알지 못했다. 이제는 물질보다 정신을 부유하게 하라는 석가모니의 말씀을 되새겨야 할 때다. 약사여래대불의 공력이 널리 널리 퍼져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생들이 갖은 질병에서 벗어나고 그로 인해 우리 사회도 건강한 사회로 한발 더 나아가기를 기원해본다. /김상회역학연구원 02) 533-8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