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6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는 14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열린 34라운드를 끝으로 9개월여 동안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한국 선수들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 혹독한 시즌을 보냈다. 그나마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이 뛰어난 활약을 이어가며 한국 선수의 체면을 살렸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는 아우크스부르크의 구자철과 홍정호(27), 지동원(25), 그리고 도르트문트의 박주호(29)와 호펜하임의 김진수(24) 등 5명의 선수들이 활약했다.
기대를 안고 시작한 2015-2016시즌이었지만 명암은 엇갈렸다. 구자철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리그 골(8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홍정호도 꾸준히 출전기회를 얻으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반면에 지동원은 시즌을 통틀어 2골을 넣는데 그치며 부진했다. 김진수와 박주호도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 후반기에는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번 시즌 가장 성공적이었던 선수는 구자철이다. 지난해 9월 마인츠에서 친정팀인 아우쿠스부르크로 복귀한 구자철은 복귀전에서 도움 1개를 올리며 눈도장을 받았다. 또한 이적 이후 4경기 만에 호펜하임을 상대로 시즌 1호골을 신고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11월에만 두 골을 추가해 3호골까지 기록한 채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이후 구자철은 약 3개월 동안 골 침묵을 유지했다. 그러나 2월 하노버96전에서의 득점을 시작으로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레버쿠젠과의 분데스리가 25라운드에서는 생애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이어 지난달 친정팀인 마인츠와의 경기에서는 시즌 8호골을 터뜨리며 프로 데뷔 후 한 시즌 최다골 신기록을 수립했다.
팀내 기여도도 높았다. 올 시즌 팀 내 리그 득점 1위에 올랐다. 분데스리가 34경기 중 27번을 출전했고 이 가운데 24번이 선발 출전이었다. 구자철은 내년 시즌에도 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팀 동료 홍정호 역시 시즌 초반 주전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12월 열린 샬케04와의 16라운드에서는 28개월 만에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올 시즌 23경기에 출전해 16번을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두 차례나 골망을 흔들어 '골 넣는 수비수'로서의 면모도 선보였다.
그러나 지동원에게는 아쉬움이 큰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을 무득점으로 마친 지동원은 부활을 노렸다. 그러나 올해 정규리그도 무득점으로 마무리하며 '골 못 넣는 공격수'의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김진수와 박주호의 사정은 더 좋지 않다. 분데스리가 2년차를 맞이한 김진수는 후프 슈테벤스 감독의 사임 이후 한 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고 시즌을 마감했다. 이번 시즌부터 도르트문트에서 뛴 박주호는 지난 1월 묀헨글라드바흐와의 18라운드 경기를 마지막으로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이들 두 선수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