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 첫 홈런을 터뜨리며 그동안의 설움을 떨쳐냈다.
김현수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경기에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볼넷으로 경기를 마쳤다.
4-4로 맞선 7회초 홈런이 터졌다. 2사 주자 없는 상황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클리블랜드 투수 제프 맨십의 5구째 시속 148㎞(92마일) 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1호 홈런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 극도로 부진해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그러나 제한된 기회에도 타격감을 유지하면서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았다. 마침내 홈런을 터뜨리며 벅 쇼월터 감독 등 코치진에 뚜렷한 인상을 남겼다.
김현수의 시즌 타율은 0.386에서 0.383(47타수 18안타)으로 조정됐다. 볼티모어는 이날 6-4로 승리했으며 김현수의 홈런은 결승포로 기록됐다.
경기 직후 김현수는 AP통신, 현지 방송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항상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홈런을 노리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좋은 콘택트를 유지하면서 가능한 한 세게 치려고 했다"고 홈런 당시를 떠올렸다. 또한 시즌 초반 출전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내가 못했기 때문에 그랬다고 생각한다"며 "언제든 나가면 잘하려고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었던 것이 지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도 김현수의 첫 홈런을 크게 반겼다. 미국 볼티모어 지역 방송 MASN은 경기가 끝난 뒤 "김현수의 홈런 타이밍은 완벽했다"며 "이제 김현수를 '킴콩'이라고 불러도 된다"고 그를 치켜세웠다. '킴콩'은 김현수의 영문 성(Kim)과 '킹콩'(King Kong)을 합성해 만든 말이다. 볼티모어 선도 "김현수가 1만8565명의 클리블랜드 팬 앞에서 팽팽한 균형을 무너뜨렸다"며 "김현수의 파워는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꾸준히 발전했다. 이날 스윙은 의심의 여지없이 올 시즌 가장 강력했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