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의 혹시 모를 액난을 물리치고 안녕과 무탈을 위한 그리고 원하고 뜻하는 바를 원만성취하기 위한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제사의식은 시월 상달고사가 대표적이다. 나라는 나라 차원에서 각 고을은 고을 차원에서 그리고 어염 가정집들도 작은 시루떡이라도 앉혀서 정성껏 마음을 다하여 치성을 드렸던 것이다. 그러나 봄이 다가와 개나리, 진달래꽃이 흐드러질 때면 시월 상달고사 못지 않게 정성을 기울여 지내는 토속제가 있었으니 바로 삼월 삼짓날 치성(致誠)이다.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양수(陽數)가 겹치는 날을 아주 길일(吉日)로 쳤다. 그리하여 구정인 1월 1일 이후에 오는 삼월 삼짓날이나 단오절, 칠월칠석 등 홀 수가 겹치는 날들을 길상하게 여겨 나라에서도 여러 의식을 베풀어 기렸으며 일반 민간풍속으로도 견고하게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 이 날에는 나라에서도 사형이나 중형을 금하였으며 민간에서도 몸과 마음에 여유를 갖고 조상님 사당이나 불보살님은 물론 온갖 시방에 아니계신 곳없는 불보살님들의 가피를 기원하며 각 가정들 역시 시름을 잊고 몸과 마음을 여유롭게 했다. 특히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모든 띠를 막론하고 지내야 하는 제(祭)가 시월상달 고사라 한다면 삼짓날 지내는 치성은 그 해 특정한 목표를 가진 사람이 유념하면 좋다. 우리 민족은 모든 숫자 중에서 가장 완벽한 수를 '삼'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대한 방증은 민족과 인종이 다른 여러 문화에서도 잘 알 수가 있다. 그러했기에 다른 그 어떤 날보다 삼월 삼짓날 올리는 기도정성은 말 그대로 '치성'(致誠)이라 명하는데 크게 소리 내지 않고 간절히 정성을 다하여 올리는 정성어린 기도를 의미한다. 옛사람들은 삼월에 흐드러지게 피는 대표적 꽃인 진달래꽃으로 화전을 부쳐서 올리며 시절정성을 다했던 것이지만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가까운 절,조상들의 산소라도 찾아가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께 삼월삼짓날 마음을 다잡으며 발원을 올려본다면 좋을 것이다. 일본이 우리 나라의 민족정신을 말살하기 위하여 행한 여러 만행이 있었지만 아름답게 전해져 내려오는 미풍양속을 미신이라 했다. 제도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야만민족의 전통이라 하여 의도적으로 무시하게끔 했는데 일본이야말로 온갖 종류의 신을 믿는다. 그리하여 서로 모시는 신의 종류가 다른 신사의 수만 해도 수 천 개인 일본이 앞 뒤가 맞지 않는 논리로 우리 민족의 미풍양속을 야만이라 매도하며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면서 교묘하게 짓밟은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 일들은 개선을 해가며 독자분들도 2017년(丁酉年)에는 각자의 발원을 담아보시길 바란다. /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