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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스타인터뷰] '양치기들' 박종환 "가치 있는 영화 출연하는 좋은 배우가 꿈"

배우 박종환./손진영 기자 son@



지난 2일 개봉한 '양치기들'(감독 김진황)은 젊은 감독과 배우들이 빚어내는 시너지가 인상적인 영화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제작한 독립영화로 살인 사건의 거짓 증언을 의뢰 받은 역할대행업자가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스타 배우는 없지만 대신 진솔하게 연기하는 신예 배우들이 영화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그 중심에 배우 박종환(33)이 있다.

박종환은 지난 2월 개봉해 969만 관객을 동원한 '검사외전'으로 관객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검사외전'에서 검사 변재욱(황정민)이 취조하던 중 사망하는 천식환자 이진석을 연기한 이가 바로 그다. 지난해 천만 영화에 등극한 '베테랑'에서는 양실장 역을 맡아 배성우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2009년부터 독립영화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박종환은 최근 상업영화로 활동 영역을 넓혀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중이다.

배우 박종환./손진영 기자 son@



'양치기들'은 박종환의 첫 주연작이다. 극중에서 박종환은 한때 배우를 꿈꿨으나 지금은 역할대행업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완주를 연기했다. 완주는 부스스한 머리에 수염도 깎지 않은 모습으로 그날그날에 따라 각기 다른 '역할'을 대신한다. 현실에 치여 꿈을 잃은 채 살아가는 청춘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많은 배우들이 그렇듯 박종환도 '양치기들'의 시나리오에 흥미를 느껴 출연을 결정했다. 물론 그 흥미는 말초적인 재미는 아니었다. "이야기 진행이 재미있었어요. 장르적으로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인물 각자의 태도와 책임 등에 대한 이야기로 끝나는 시나리오였거든요. 신선했어요. 그런 이야기 전개에 더 많이 끌렸고요." '첫 주연'이라는 거창한 의미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동안의 작품 활동에서 느낀 연기의 부족함을 보완하자는 생각만으로 작품에 임했다.

역할대행업은 일반인에게는 낯선 직업이다. 그러나 박종환은 완주가 지닌 직업적인 면을 부각시킬 생각은 없었다. 사람들이 장소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판단에서였다. 대신 박종환은 완주가 "과거에 대한 부채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를 바랐다. "저에게 중요한 건 과거를 그리워하는 남자의 이야기였어요. 과거의 소중했던 무언가를 잃은 채 미안함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었죠."

영화 '양치기들'./KAFA·CGV아트하우스



영화는 완주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가 엮인다. 그래서 힘든 점도 많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원맨쇼'였다면 상관없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매번 새로운 인물을 만나야 해서 힘들었어요. 상대방과 감정이 쌓이고 있다는 걸 못 느끼겠더라고요. 마치 여러 단편영화를 찍는 느낌이었어요(웃음)." 그는 완성된 영화에 만족했다고 말했다. "결과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않는다. 과정에서 만족감을 느꼈다면 그걸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극중에서 완주는 살인 사건의 거짓 증언자가 됐다 곤란한 상황에 처하자 직접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영화는 이를 통해 솔직함보다 거짓된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은 현대인의 삶을 이야기한다. 영화의 마지막은 과거 배우로서 자신을 좋아해준 여자의 기억을 다시 찾아가는 완주의 모습으로 끝난다. 울지 않아도 슬픔이 배어나오는 장면이다. "사실 어떤 감정일지 도저히 모르겠던 장면이었어요. 그냥 해보겠다고 했죠. 그런데 눈물이 안 났어요. 완주는 그런 사람이었구나 싶었죠."

배우 박종환./손진영 기자 son@



박종환은 남들보다 조금 늦게 연기의 꿈을 키웠다. 군대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하던 고참을 만난 것이 그에게 연출에 대한 꿈을 갖게 했다. 군대를 마친 뒤에는 서울예술대학 영화과에 들어가 연출을 배웠다. "늦게 시작해서 조급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연출을 포기하게 됐고요. 대신 영화 안에서 할 수 있는 걸 찾다 보니 배우를 하게 됐어요. 배우는 감독과 함께하는 운명 공동체이기도 하고 서로 바라보는 지점도 비슷하니까요."

그렇게 박종환은 독립영화를 시작으로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상업영화로 활동 영역을 넓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잉투기'로 인연을 맺은 엄태화 감독의 신작 '가려진 시간', 그리고 임시완이 주연을 맡은 '원라인'의 촬영을 마쳤다. 현재는 최민식 주연의 '특별시민'을 촬영하고 있다. 그는 "타고난 성격이 신중한 건 아니지만 연기 만큼은 신중하게 대하고 있다"며 "연기는 늘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재미있는 연기를 위해 박종환은 오늘도 카메라 앞에 서고 있다.

"좋은 영화에 많이 출연하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좋은 영화로 기억되고 싶고요. 흥행 성적도 중요하지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영화 관련 일을 하면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게 돼요. 선배들이 저를 배우가 아닌 한 사람으로 대해주듯 저 역시 그렇게 후배를 대할 수 있는 배우가 싶어요. 사람으로서도 더 좋은, 더 어른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배우 박종환./손진영 기자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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