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제가 아이를 가졌어요. 원장님 말씀대로 임신이 됐습니다." 기쁨에 가득찬 말소리가전화기로 쏟아지며 건너편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었다. 올해 마흔 셋의 그녀가 상담을 왔을 때 필자가 한 이야기는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임신이 되지 않고 있지만 아이가 생길 터인데 단지 그 시기가 조금 늦는 것뿐이었다. 교사이던 그녀가 상담을 온 건 벌써 몇 해 전의 일이다. 늦은 결혼을 했는데 아이가 빨리 생기지 않아 고민이 시작됐다.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하지만 그건 자식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그녀에겐 아이가 절실했다. 누구는 자식 때문에 고생이고 누구는 자식이 없어 고생이다. 그게 바로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다. 사주에서 남녀 모두 식상(食傷)은 자녀성이고 시주(時柱)는 자녀궁인데 남자는 관살(官殺)이 자녀성이고 여자는 식상이 자녀성이다. 사주에 식상이 왕성하고 신약한데 인성이 있고 재성이 없으면 자녀가 있다. 확신을 갖고 그녀에게 용기를 북돋워 줄 수 있었다. 식상이 있는데 신강하고 인성이 없는 사주라면 자녀를 많이 둔다. 그러나 사주에 자녀성이 너무 많거나 부족하거나 조후되지 않으면 자녀를 두기 어렵다. 남자의 사주가 모두 양이거나 여자의 사주가 모두 음이어도 자녀를 기대하기 힘들다. 아이를 원하지만 임신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남들이 모르는 고생을 숱하게 한다. 인공수정 시험관아기 같은 많이 들어본 말에서부터 과배란 유도 난관내이식 등 일반 사람들은 생소한 시술을 시도한다. 마음고생은 물론이고 몸 고생도 그에 못지않게 심하다. 거기에다 비용 또한 비싼 편이어서 경제적으로도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힘든 과정이지만 임신이 된다는 보장도 없으니 그 답답함이야 말로 표현하기도 힘들다. 그런 까닭에 상담을 왔던 그녀도 임신을 포기하려는 마음까지 먹었었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상담을 청했는데 사주를 보고 뜻밖의 희망을 발견한 것이다. 사주에 식상이 희신이나 용신이면 자녀가 많은데다 효도까지 하는 형상이니 그런 사람은 만년을 안락하게 보낼 수 있다. 사주에 자녀성이 없는 사람도 운에서 왕성한 자녀성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자녀를 얻을 수 있으니 좋은 운세를 기대해 보는 것도 좋다. 반면에 신약한데 식상이 많고 비겁, 인성, 재성이 모두 없다면 자녀를 두기 어려운 사주이다. 식신이 하나밖에 없는데 편인이 왕성하면 자녀를 극하거나 후손이 끊어진다. 개인의 일생으로 보았을 때 큰 아픔이 따르는 사주이다. 임신 소식을 전한 그녀는 그 기쁨이 얼마나 클 것인지 얼굴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이 됐다. /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