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람들은 북두칠성(北斗七星) 중 첫째 별을 문창성(文昌星)이라 불렀다. 인간의 문장(文章)을 맡은 별로서 이 별에 소원을 빌면 과거(科擧)에 급제한다고 믿은 것이다. 사주명조에서 말하는 12신살 중 문창성은 이러한 유래를 지니고 있기에 사주에 문창성이 들면 옛 시절의 부모들은 기뻐했던 것이다. 문창성은 총명한 머리에 학문과 인연이 깊어 큰 학자가 되거나 높은 관직에 오른다고 믿었던 것이니 요즘이라 해서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단순히 문창성만 있다 해서 공부나 시험방향을 잘못 잡으면 애석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비근한 예로 시험운 하나만 가지고도 그 사람의 직업이나 인생의 방향이 달라질 수가 있다. 예전에 상담을 온 J씨의 경우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다 계속 낙방을 하던 J씨는 몇 년 전에 로스쿨 제도가 생기면서 낙담이 컸다. 과거에 J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점을 봤을 때 상관격(傷官格)인 아들이 시험운이 있으니 이는 법관의 사주라며 사시를 준비하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시제도가 바뀌어 버렸고 다시 법학전문대학원을 들어가자니 다시 소요되야 하는 시간이며 노력이 몹시 속이 상했다. 도대체 이게 뭔가 싶었다. 앞길이 답답하기도 해서 자기 운명이 어떤지 직접 물어 보고 싶어져서 필자를 찾은 것이었다.
결론은 간단했다. J군은 일주에 자리한 문창성(文昌星의) 기운으로 영민하고 수재의 기운이 엿보인다. 학교 다닐 때도 항상 우수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J씨는 사시보다는 공무원시험이 본인에게 방향이 맞는 경우였다. 사주가 금국(金局), 즉 오행 중 금의 기운으로 흐르면서 문창성이 들었을 때는 사법고시가 맞는 것이지만 J씨처럼 사주명조가 토국(土局)으로 흐를 때는 같은 문창이어도 사무를 보며 나라의 녹(祿)을 먹으라는 의미이니 공무원시험이 더 적격인 것이다. 그동안 사시를 준비해왔던 J군이 행시로 방향을 바꾸어도 무방할 것이니 행시를 추천하였고 2년이 지난 후 좋은 소식을 전해 왔다.
요즘에야 공무원시험도 고시와 다를 바 없이 어려운 시험이 되어버렸다. 어머니가 십 수 년 전부터 말씀하셨다는 시험운은 사주에 들어있는 문창성을 보고 단순히 뽑은 괘였을 것이다. 그러나 J씨는 사업이나 다른 분야는 사주에 맞지 않는 전형적인 조직생활, 그것도 관직인 것만큼은 틀림없다. 조금만 노력해도 합격할 일밖엔 남지 않았던 것이니 그동안의 사시준비도 헛 노력은 아니었던 셈이니 과감히 공무원시험으로 추천했던 것이다. /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