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보다 해몽이란 말이 있다. 그런 면에서 사주명리학은 대표적인 통변의 학문이다. 즉, 단편적인 해석보다 행간의 의미를 읽는 능력도 중요하단 얘기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십간 십이지의 글자 자체적인 의미의 직접적인 해석 외에 다른 것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많지만, 역학적인 기호와 의미를 제대로 풀어내는 데는 의외로 많은 요소들이 작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난 사람들의 사주팔자 기호는 같지만 인생을 살아나감에 있어 공부나 직업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인 것처럼,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났다고 해서 똑같은 인생길을 걷는 것이 아님이 이를 방증한다. 그래서 운명학(運命學)이라 이름 지었듯 사주팔자는 여러 요소들에 의하여 움직이며 변동되는 유동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사주역학은 통변의 학문이라 불리기도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서주상담을 하다 보면 해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사례가 종종 일어난다. 예를 들면 어떤 이에게 역마살이 있거나 도화살이 있다하면 무조건 흉하게 여기거나 하는 일들은 아주 기초적인 해석으로서 획일적으로 신살을 적용하는 것은 일차원적인 해석이다. 현대처럼 다원화된 직업과 글로벌화된 시대배경에서는 역마살과 도화살은 전통시대와는 달리 오히려 성공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에게 많이 보여지는 신살이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업가들과 유명 연예인의 경우 반드시 필요한 것이 역마살과 도화살이듯이 말이다.
통변에 있어서는 특히나 신살(神殺)의 해석을 놓고서는 세밀하게 보아야 할 부분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괴강살, 양인살, 역마살, 도화살 등인데 전통적인 개념에서는 위의 신살은 불길하게 여겼다. 원래 복이 있는 삶이란 것이 바람을 타지 않고 평탄한 가운데 인간적인 오복(五福)을 누림을 으뜸으로 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웅호걸의 사주는 한결같이 괴강살과 양인살 거기에 더하여 역마살은 보통으로 함께 있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을 이끌며 전쟁을 치루는 등의 굴곡이 심한 삶이기 때문이다. 천간(天干)과 지지(支持)에 있어서도 충살과 형살 역시 보통으로 있게 된다. 보통 사주가 크다 함은 평탄한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굴곡이 크나 많은 사람들을 품고 아우르는 인생역정을 보여준다.
물론 같은 신살이어도 여자와 남자는 다르게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여필종부의 개념이 강했던 전통사회에서는 강한 신살은 여자로서 팔자가 세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시대가 바뀌어 남녀의 직업이나 사회활동이 평등해진 요즘에는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