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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스타인터뷰] '굿바이 싱글' 김혜수 "모든 것은 현재진행형, 1㎜라도 성장해야죠"

배우 김혜수./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아빠 없이 아이를 키운다니까 저를 '째려보는' 분도 있어요." 결혼도 하지 않고 임신 소식부터 먼저 밝혀 화제가 된 톱스타 고주연은 뉴스에 출연해 긴장된 모습으로 이렇게 말한다. 비밀을 숨기기 위해 어색하게 말하는 모습이 묘하게 웃긴다. 영화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에 등장하는 이 장면이 유독 더 재미있게 다가오는 이유가 또 있다. 교양 프로그램 진행 등으로 지적인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 배우 김혜수(45)가 바로 고주연을 연기하기 때문이다.

'굿바이 싱글'은 톱스타지만 안하무인 성격으로 늘 사고를 치는 배우 고주연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편이 돼줄 한 사람인 아이를 갖기 위해 벌이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최근 영화 '차이나타운'과 드라마 '시그널'로 카리스마와 강렬함이 있는 캐릭터를 보여준 김혜수가 고주연 역을 맡아 오랜만에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다. 3년 전 시나리오를 받은 김혜수는 "진심이 반짝반짝하는 순간이 느껴지는 이야기"에 끌려 일찌감치 출연을 결정했다.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유사 가족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싱글 생활을 오래하면서 영화와 비슷한 경험을 했거든요. 혈육도 물론 소중하지만 지금 나와 긴밀하게 내면을 공유하요 서로 위안을 주고 받으며 격려해주는 이들이 '내 편'이자 '내 가족'이라고 느낄 때가 있었거든요. 그런 생각을 할 때 시나리오를 읽어서 더 소중하게 와 닿았어요."

배우 김혜수./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톱스타의 임신 스캔들'로 소개되고 있지만 영화는 사실 이보다 더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10대 미혼모 문제, 그리고 유사 가족이라는 주제가 그렇다. 영화는 스타로서 화려하게 살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깊은 외로움과 결핍이 있는 고주연이 자신과 정반대의 위치에 있는 10대 소녀 단지(김현수)를 만나면서 마음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내 편'이 돼주는 이는 누구나 다 가족"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고주연은 극중 연기 경력 20년차 배우로 등장한다. 올해로 연기 인생 30년차를 맞이한 김혜수와 닮은 듯 보인다. 관객 입장에서는 고주연을 통해 일상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김혜수의 모습이 꽤 흥미롭게 느껴진다. 그러나 김혜수와 고주연은 철저하게 다른 인물이다. 김혜수 또한 고주연을 또 다른 캐릭터로 생각하며 접근했다.

"고주연을 배우로 설정하게 된 건 우리 영화가 선택한 장르에 가장 최적화된 캐릭터였기 때문이에요. 화려하지만 외롭고, 나이에 맞지 않게 철들지 않고 배려 없는 모습이 익숙한 직업이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선택이었죠. 그런 고주연과 정반대 위치에 있는 단지는 철들지 않아야 할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상황으로 어쩔 수 없이 철이 들어야 하는 인물이고요. 그런 두 인물이 서로 함께 하면서 결핍을 해소하는 이야기죠.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이야기에요. 하지만 우리는 전형성을 선택하는 대신 관객이 이 진심을 얼마나 진실하게 대면할 수 있게 만들지를 끝까지 고민하고 골몰했어요."

영화 '굿바이 싱글'./쇼박스



김혜수는 스스로 "애드리브 연기를 잘 못하는 배우"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번 '굿바이 싱글'에서는 유독 애드리브 연기를 많이 했다. 고주연이 뉴스에 나와서 하는 엉뚱한 말들도 김혜수의 애드리브였다. "그만큼 캐릭터가 구축이 잘 돼 있어서 (애드리브 연기가) 가능했던 것 같아요. 고주연은 정말 그렇게 말할 것 같았거든요. 애드리브 연기가 자연스럽게 돼서 스스로도 어찌나 기특했는지 몰라요(웃음)."

김혜수는 '굿바이 싱글'에 대해 "소중하다"는 표현을 많이 썼다. 특히 영화 후반부 장면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여전히 작품에 빠져 있는 듯 열변을 쏟아내기도 했다. 고주연이 미술대회에 나간 단지를 만나러 가는 영화의 하이라이트와도 같은 장면이었다. "그 장면을 촬영하기 전날 한잠도 못 잤어요. 그리고 현장에서는 정말 '라이브하게' 촬영을 이어갔고요. 50테이크나 넘게 촬영했으니까요. 그때는 진짜 고주연의 입장이 됐던 것 같아요. '꿈을 선택하기 위해 아이를 포기하는 세상'이라는 게 가슴 아프더라고요." 인터뷰마다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걸 좋아하는 김혜수지만 이토록 작품에 몰입해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 풍경이었다. 김혜수는 "영화가 담은 이야기 자체에 실제 김혜수로서 동감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김혜수가 '굿바이 싱글'을 얼마나 특별하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는 말이었다.

배우 김혜수./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굿바이 싱글'로 코믹한 모습을 보여준 김혜수는 올 하반기에 느와르 영화 '소중한 여인'으로 다시 또 한 번의 새로운 변신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홍콩 느와르 세대로 느와르 장르에 갖고 있던 꿈을 실현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고 귀띔했다. 그렇게 김혜수는 새로운 모습을 찾아 배우의 여정을 쉼 없이 나아가고 있다. 김혜수가 '굿바이 싱글'의 고주연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배우로서 매 순간 성장하기 위해 늘 노력한다는 것이다.

"저도 외롭고 두려웠던 적이 있었어요.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도 김혜수 밖에 안 보인다'는 말을 10년 넘게 들었는 걸요. 좌절한 나머지 '이 길이 아닌가 보다'라는 생각으로 보낸 시간도 있었고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제가 노력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거더라고요. 아무리 빛이 나던 쭈그러져 있던 모든 건 '현재진행형'이에요. 1㎜라도 성장해야 하는 게 우리 일이니까요. 그게 겉으로 보여야 하는 게 배우의 일이잖아요. 아마도 이건 다른 배우들도 다 마찬가지일 거예요."

배우 김혜수./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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